누가 그래 이정후 파워없다고? "최소한 ML평균은 된다" 美 매체, 쳤다하면 하드히트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터뜨린 첫 홈런이 닷새가 지난 지금까지도 현지 언론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스카우팅 리포트에 '파워가 부족(lack of raw power)하다'는 평가가 틀렸을 수 있다는 평가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이정후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시범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당시 그는 0-2로 뒤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완 라인 넬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한복판으로 날아드는 94.7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중간 펜스를 라인드라이브로 넘겼다. 스탯캐스트는 발사각 18도, 타구속도 109.7마일(176.5㎞), 비거리 418피트(127.4m)로 측정했다.
이 홈런을 두고 현지 매체들이 호평에 나섰다.
MLB.com은 지난 4일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스탯캐스트(statcast) 12가지 데이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정후가 애리조나전에서 날린 홈런과 2루타를 3위로 선정했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는 우측으로 날카로운 2루타를 날렸다. 스탯캐스트는 타구속도 99.7마일, 비거리 355피트로 측정했다. 두 타구 모두 95마일 이상의 하드히트(Hard Hit)였다.
이어 야후 스포츠도 6일 '스펜서 스트라이더의 커브볼과 이정후의 타구속도 등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찾아보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5번째로 이정후의 첫 홈런을 조명했다.
이 매체 '이정후는 완벽하고 잘 다듬어지고 높은 컨택트 능력을 자랑하는 중견수 골드글러브 후보로 꼽히지만,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구를 충분히 강하게 때릴 수 있는지를 의심하고 있다'면서 '이 물음에 충분한 대답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주 그가 날린 109.7마일의 홈런은 최소한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평균적인 기초 파워(MLB-average raw juice)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특히 매체는 '호세 알투베, 댄스비 스완슨, 브라이슨 스탓 모두 작년에 그렇게 강한 타구를 날리지 못했지만 생산력이 뛰어난 빅리그 타자들'이라며 '이정후는 즉시 3할 타율을 칠 수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흥미롭게도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날 이정후의 홈런은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29개 구장에서는 홈런이지만, 딱 한 곳에서는 담장을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다름 아닌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크파크다. 오라클파크는 우측 펜스 거리가 365~415피트, 펜스 높이 6~7m에 이른다.
이정후는 전날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날린 타구 2개도 하드히트였다. 1회 2루수 땅볼은 103.5마일, 좌측 적시타는 96.6마일이었다.
이정후가 파워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KBO리그에서 7시즌 통산 65홈런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MVP에 올랐던 2022년 23홈런, 2020년 15홈런을 각각 때렸다. 나머지 5시즌은 모두 한 자릿수였다.
메이저리그가 논하는 파워는 물론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말함이 아니다. 땅볼이든 뜬공이든 타구를 얼마나 강하게 때리느냐에 초점을 둔다. 타구의 발사 속도(Exit Velocity)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5게임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출루율 0.533, 장타율 0.769를 기록했다. 파워를 걱정하는 그들의 시선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한편, 이정후는 6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결장했다. 샌프란시스코는 7일 경기가 없는 휴일이기 때문에 이정후는 이틀 연속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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