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준 사랑이 부족했니?” 팬덤의 폭력…끝내 고개 숙인 카리나 [SS초점]

정하은 2024. 3. 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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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카리나가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은 죄는 '열애' 뿐이지만 팬들의 거센 비난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며 팬들의 용서를 구해야만 했다.

지난 달 27일 배우 이재욱과 열애설이 불거진 카리나는 5일 자필편지를 통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트럭에는 "카리나, 팬이 너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니", "사과하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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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카리나가 2월 1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31주년 한터뮤직어워즈 2023’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카리나, 팬이 너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니?”

에스파 카리나가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은 죄는 ‘열애’ 뿐이지만 팬들의 거센 비난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며 팬들의 용서를 구해야만 했다.

지난 달 27일 배우 이재욱과 열애설이 불거진 카리나는 5일 자필편지를 통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이 편지에서 “그동안 나를 응원해준 마이(에스파 공식 팬덤)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그리고 우리가 같이 나눈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속상해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 마음을 나도 너무 알기 때문에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K팝 가수가 공개 열애때문에 자필 사과문을 쓴건 드문 현상이다.

카리나는 지난 1월 밀라노 패션쇼에서 만난 이재욱과 연인으로 발전했다며 교제를 공식 인정했다. 하지만 그 후폭풍은 거셌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하루에만 660억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팬덤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데뷔한 지 3년을 갓 넘긴 걸그룹의 리더이자 곧 첫 정규앨범과 두 번째 월드투어를 앞둔 중요한 분기점에서 공개 열애를 한다는게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배우 이재욱(왼쪽)과 에스파 카리나. 사진 | 프라다


카리나 전용 팬 계정을 운영해온 이들은 계정에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팬계정을 폐쇄하는 이들도 있었다. 카리나와 이재욱의 교제 사실이 알려진 뒤 이틀간 엑스(X·옛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유지민은봐라’라는 검색어가 상위권을 점령했다.

“감히 데뷔 3년만에 연애를 해?”, “어떻게 팬을 배신하냐” 등의 내용이 대다수다. 유료 소통 플랫폼인 ‘버블’의 구독을 해제했다는 인증샷도 빗발치고 있다.

일부 에스파 팬들은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 트럭시위로 사과를 요구했다. 트럭에는 “카리나, 팬이 너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니”, “사과하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외 팬이 보낸 트럭 시위 문구.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카리나의 공개 열애를 비난하는 글. 사진 | X 캡처


팬심으로 돈을 버는 아이돌 직업 특성상 공개 교제는 응원받기 힘든게 현실이다. ‘내 가수’에게 앨범 구매 등 막대한 돈을 쓰는 열성 팬들은 배신감마저 느꼈다고 토로했다. 한 카리나 팬은 엑스에 “너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2분 동안 나는 180개의 앨범을 사야 하는데 너는 이재욱을 사랑한 그 2분 동안 너의 진로와 팬들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며 분노를 쏟아냈다.

하지만 도를 넘는 비난과 억측, 사생활 침해는 팬심을 넘어 폭력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강경대응해야 건강한 K팝 아이돌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에스파 윈터,지젤,카리나,닝닝(왼쪽부터)이 1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31주년 한터뮤직어워즈 2023’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4. 2. 18.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어린 나이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극성 팬덤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사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거나 감정 표출조차 제대로 못하면서 정신적으로도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팝 고유의 팬덤 문화가 더욱 오래, 건강하게 지속되려면 이런 점을 지양하고 팬과 아티스트가 서로의 우상이자 동반자로서 응원하고 지지하는 관계로 바라보게 하려는 업계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산업 구성원 전체가 고민을 나눠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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