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센스급 반전! 토트넘 계륵→바이에른 뮌헨 승리 파랑새…에릭 다이어의 인생 역전
6일 라치오와 챔스리그 경기 풀타임, 3-0 승리 견인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그 누구가 이런 반전을 예상했을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센터백 에릭 다이어(30)가 부활에 성공했다. 올 시즌 토트넘 벤치를 달구며 계륵으로 전락했으나,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뒤 승리의 파랑새로 우뚝 섰다.
다이어는 올 시즌 초중반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토트넘에서 주전 싸움에 어려움을 겪었고, 포지션 경쟁자들에게 완전히 밀리며 전력 외로 분류됐다. 새로운 둥지를 찾았으나 쉽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월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됐다. 토트넘에서 쫓겨나듯 떠밀려 바이에른 뮌헨으로 향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고전이 예상됐다. 김민재,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가 철옹성을 쌓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부상과 부진이 겹쳐 흔들렸고, 김민재는 '혹사 논란'에 빠졌다. 수비진이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다이어가 기회를 잡았다. 1월 24일(이하 한국 시각) 우니온 베를린과 리그 홈 경기(바이에른 뮌헨 1-0 승리)에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며 바이에른 뮌헨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출전 시간을 늘리며 상승세를 탔다. 김민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으로 인해 공백기를 가진 상황에서 꾸준히 리그 경기에 나섰다. 이적 후 한 달 동안 7경기에 출전했고, 그 가운데 5번이나 선발로 투입됐다. 토트넘 계륵으로 전락한 선수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계약 연장 조건을 벌써 채우며 바이에른 뮌헨과 동행을 더 길게 하게 됐다.
6일 라치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더 큰 기회를 잡았다. 우파메카노가 16강 1차전에서 퇴장을 당해 징계로 출전할 수 없었다. 유럽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팀 내 주축 수비수로 활약한 김민재에 대해서 "최근 다소 부진하며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라치오와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대로 다이어는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더 리흐트와 센터백 조합을 이뤄 바이에른 뮌헨 후방을 지켰다.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처음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렀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잘 잡았다. 탄탄한 수비망을 구축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3-0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리그에 이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며 주전 도약 가능성을 비쳤다.
사실, 6일 라치오와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다이어를 선발 투입하는 것은 모험으로도 비쳤다. 바이에른 뮌헨이 시즌 최대의 위기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리그에서 부진하며 선두 바이에르 레버쿠젠에 승점 10 차까지 뒤졌다. 12시즌 연속 우승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 슈퍼컵과 DFB(독일축구협회) 포칼에서도 조기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 1차전에서 0-1로 져 불안했다. 꼭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다이어가 파랑새로 우뚝 선 셈이다.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적 후 준수한 활약을 보였으나, 포지션 경쟁자들보다 기량이 낫다고 보기는 힘들다. 토트넘 시절 노출한 집중력 잃은 모습을 노출하지 않고 계속 안정된 경기력을 펼쳐야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 어쨌든 식스섹스급 반전임에는 틀림없다. 토트넘에서 완벽하게 밀린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계속 성공 가도를 달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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