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심장충격기, 한 생명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황희창 2024. 3.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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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광화문을 걷고 있었습니다. 문득 공중전화 부스에 시선이 쏠렸는데요. 전화기 옆 공간에 작은 마네킹이 보이더군요. 마네킹으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체험할 수 있게 돼 있었는데요. 그걸 보자, 지난겨울 버스 정류장에서 보았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전화부스 옆에 설치된 심폐소생술 체험장.

그날 에워쌓인 사람들 속에 한 남성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헤치며 누군가가 자동심장충격기를 들고 왔습니다. 좀 더 다행이라면 곧바로 119 구급차가 왔고, 이송되는 걸 보고 나서야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건물 내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AED).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고령화와 질병, 사고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런 급성심장정지 환자를 발견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생존율은 2.1배, 뇌기능회복률은 2.6배 높아진다고 합니다. 특히 심정지 환자에게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면 가슴 압박만 하는 것보다 3배 이상 생존률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심정지 환자의 절반 이상이 병원 밖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응급의료포털 누리집에서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를 찾을 수 있다.(출처=중앙응급의료센터)

내 주변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는?

심정지는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도 잘 알아둬야 하는데요. 길에서나 건물에서 AED라고 쓰인 장치는 종종 봤지만, 저도 당장 묻는다면 확실한 위치가 생각나진 않네요. 또 집안에서 심정지가 발생해도 자동심장충격기가 있지는 않고요.  

병원에 비치된 응급의료정보제공 앱 안내서.

이럴 때 응급의료정보제공 앱(E-gen)이나 누리집에서 그 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앱에서 응급의료기관을 찾다가 주변 자동심장충격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됐는데요. 누리집이나 앱의 자동심장충격기 위치 찾기를 클릭해 주소를 적으면 인근 자동심장충격기 위치가 나타납니다. 상세보기를 하면 위치가 지도로 표시됩니다. 참 여기서 사용 가능한 시간을 잘 알아둬야 하더군요. 설치된 장소마다 다르니까요.   

KTX 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소개하는 영상이 흐르고 있다.

요즘 봄이 가까워지며 일교차가 심한데요. 이런 날씨야말로 더더욱 심장질환이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지난 1월 23일 질병관리청은 개청 제1호인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는데요. 이를 계기로 국민에게 심폐소생술 시행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2일 용산역에서 심폐소생술 체험 캠페인을 열기도 했지요. 질병관리청은 급성심장정지 환자 발견 시 ‘깨(우고)·알(리고)·누(르고)·사(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합니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깨·알·누·사’ 쉽게 외워지는 이 단어를 꼭 기억해주세요.

대부분 자동심장충격기(AED) 에는 사용 방법을 소개하는 안내가 있다.

정확한 방법이 중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심폐소생술을 정확히 시행하는 방법이죠.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은 장치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어렵지는 않지만, 발생하고 읽어볼 여유는 없으니 미리 알아두자고요. 요즘은 지자체에서 상설로 체험할 수 있는 곳들도 많더라고요. 저도 안전체험관에서 배워놨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부착된 자동심장충격기 설치 안내문.

게다가 2월 17일부터 더 좋은 소식이 생겼습니다. 관광지와 관광단지의 관리사무소, 안내시설에도 의무적으로 자동심장충격기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또 시설 출입구처럼 잘 보이는 곳에 설치 관련 안내 표지판 부착을 의무화해 위반시 과태료를 낸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문체부 조사에 의하면 주요 관광지 중 42.5%만 설치돼 있었다고 하네요. 제 생각보다 많지 않아 조금 놀랐는데요. 이제 관광지에 설치돼 좀 더 안전으로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관리는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자동심장충격기인데요. 한번쯤 궁금한 생각이 듭니다. 과연 관리는 잘 되고 있을까요. 지자체 보건소에서 매월 1회 이상 의무설치 기관을 파악하고 관리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합니다. 생명과 직결되는 장치를 그냥 방치했다가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겠습니다.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삭막한 뉴스 속에서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살린 소식들이 종종 들려와 훈훈하게 해주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말레이시아에서 배상문 골퍼가 위급한 생명을 살렸고 세종문화회관이나 백화점 등에서 직원이 쓰러진 시민을 살렸다고 해요. 물론 스스로 건강을 주의해야겠지만, 심정지는 갑자기 닥칠 수 있으니까요. 피치 못할 경우, 이런 도움들이 있어 아직 살맛나는 세상 같습니다. 


골든타임 4분, 잊지 마세요. 한 생명을 되살릴 시간은 240초입니다.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미리 시행하고 병원으로 이송하는 건 필수입니다. 초기 대응에 따라 목숨이 달라지니까요. 이제 길을 가면서 꼭 자동심장충격기(AED) 안내표시를 눈여겨보시면 좋겠습니다! 위급할 때 절실한 도움이 될지 모르잖아요. 관광지 등 여러 곳으로 확대돼 다행스러운 마음입니다.  

응급의료포털 E-gen : https://www.e-gen.or.kr/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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