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 미래 이곳에 없다" 엔리케 입 열었다…레알 이적 인정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루이스 엔리케 파리생제르맹 감독이 간판스타 킬리안 음바페와 결별을 인정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6일(한국시간)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에 위치한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를 2-1로 제압했다.
지난달 15일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음바페와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골을 묶어 2-0으로 이겼던 파리 생제르맹은 합계 4-1로 여유있게 소시에다드를 따돌리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엔리케 감독은 음바페 활약을 묻는 말에 "오늘 그를 발견한 것이 아니다. 이미 그에 대한 내 의견을 알고 있다"며 "음바페는 세계 최고 선수다. 어느 감독과 함께하든, 어느 팀에서 뛰든 50골을 넣고 25어시스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가까운 장래엔 여기에 없을 것"이라며 "우린 다른 동료들을 테스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바페가 파리생제르맹을 떠난다는 소문을 처음으로 직접 인정한 것이다.
지난달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음바페가 오는 6월 파리생제르맹과 계약이 끝나면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하기로 합의했다고 잇따라 전했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음바페는 파리생제르맹에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통보했다"며 "음바페는 파리생제르맹에 '자신의 결정을 되돌릴 수 없으며 어떠한 반대 제안도 받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도 "음바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파리생제르맹을 떠난다. 이적하겠다는 의사를 파리생제르맹에 전달했다. 아직 조건은 완벽히 합의되지 않았지만, 곧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의 파브리스 호킨스 기자 또한 “음바페는 파리생제르맹 생활을 끝낼 예정이다. 파리생제르맹의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에게 이적 의사를 전달했다. 파리생제르맹은 이 상황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할 생각이 없다. 곧 발표가 나올 것이며, 파리생제르맹은 음바페의 이적을 허용할 예정이다”라고 알렸다.
BBC에 따르면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으로 계약금만 1억5000만 유로(약 2160억 원)를 받는다. 이어 5년 동안 연봉 1500만 유로(약 216억 원)를 수령하며 초상권 일부까지 보유하게 된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카베 숄헤콜 기자는 "이것은 역사상 가장 비싼 무료 이적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이적료로 지불해야 하는 돈을 선수에게 대신 내게 된 것이다. 음바페는 막대한 계약금을 받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지만 음바페에겐 '페이컷'이다. 음바페는 지난 2년 동안 파리생제르맹에서 연봉 3200만 유로(약 460억 원)를 받았다. 2022년 레알 마드리드와 합의했던 연봉 2600만 유로(약 370억 원)보다도 이번 연봉이 작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기 위해 기꺼이 임금 삭감을 받아들인 것이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음바페가 받게 될 돈은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 데이비드 알라바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라며 "음바페는 파리생제르맹에서 2억 유로(약 2880억 원) 넘게 받을 수 있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계약금까지 고려해도 연간 세후 5000만 유로(약 720억 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와 오랫동안 연결되어 왔다. 파리생제르맹은 2021년 8월 레알 마드리드가 제안한 2억2000만 유로 이적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음바페와 새로운 3년 계약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음바페와 파리생제르맹의 계약은 이번 시즌까지. 그런데 음바페는 구단이 제시한 2025년까지 계약 연장 옵션 발동을 거부하면서 구단과 갈등 관계에 놓였다. 음바페가 계약 만료 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FA 이적을 희망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오랜 관심 속에 음바페를 지켜 왔던 파리생제르맹은 음바페가 계약 연장을 거절하자 '이적료 없이 보낼 수 없다'며 이번 이적시장에서 방출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파리생제르맹 회장은 "우리 입장은 분명하다. 음바페가 남고 싶다면 새로운 계약에 사인해야 한다"며 "물론 우리는 음바페가 잔류하기를 원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공짜로 떠나 보낼 수 없다.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음바페가 FA 이적과 잔류 시 받을 수 있는 잔류 보너스 등을 이유로 이적을 거부하자 파리생제르맹은 '내쫓기' 위한 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음바페를 아시아 투어에서 제외한 것을 시작으로 투어 포스터는 물론이고 홈페이지에서도 음바페의 사진을 삭제했으며, 1군 훈련 제외라는 강수를 뒀다.
로리앙과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개막전 소집 명단에서 제외된 음바페는 이적생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그러나 음바페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알힐랄의 거액 제안을 거절하는 등 완강하게 버텼다. 이적 시장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음바페를 자유계약으로 잃을 수 있다는 파리생제르맹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알 힐랄이 세계 기록인 2억5900만 파운드(약 4360억 원)를 음바페 이적료로 제시했고 파리생제르맹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음바페가 거절하면서 파리생제르맹과 갈등 관계가 더욱 커졌다.
그런데 개막전 이후 파리생제르맹과 음바페가 극적 화해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달 13일 파리생제르맹은 성명서를 내고 "로리앙과 경기를 앞두고 음바페와 매우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논의를 한 결과 음바페가 오늘 아침 팀 훈련에 처음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음바페는 2라운드 툴루즈와 경기에서 이강인과 교체되어 이번 시즌 첫 공식적을 치른 뒤 랑스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2골을 터뜨려 3-1 승리와 함께 팀 첫 승을 이끌었다.
음바페 내쫓기에 집중했던 나세르 알 켈라이피 파리생제르맹 회장은 음바페가 복귀하자 "음바페는 믿을 수 없는 선수이자 환상적인 사람이다. 파리생제르맹은 경기장 안팎에서 이렇게 단합한 적이 없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파리생제르맹의 '행복 축구'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되는 음바페와 계약이 불안 요소였고, 이것이 현실이 됐다.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달게 될 등번호도 눈길을 끈다. 음바페는 파리 생제르맹에서 7번을 달았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7번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배정했다. 비니시우스의 기량과 스타성도 음바페에 비견할 정도라 7번을 굳이 뺏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가장 유력한 등번호는 10번이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에게 10번을 줄 것을 제안했다. 지금은 루카 모드리치의 번호지만 올 시즌이 끝나면 레알 마드리드에서 시간을 정리할 것으로 보여 음바페가 이어받을 게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음바페는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엔리케 감독과 관계를 묻는 말에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지라도 그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 나는 문제가 있지만 감독은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8강전에 진출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딱히 할 말은 없다. 난 항상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싶다. 매우 중요한 대회다. 항상 내 경기력을 발휘하도록 노력한다. 그렇게 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나는 결코 숨는 선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생제르맹은 빅이어가 숙원 사업이다. 2020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 지난 7시즌 중 5시즌을 16강에서 쓴잔을 마쳤다.
엔리케 감독은 "우린 압박감이 없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며 "우리 팀은 분명히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보겠다. 우린 팀에 추가 압박을 하지 않는다. 우린 가장 젊은 팀 중 하나다. 목표는 우리에게 부담이 아닌 흥분을 불러일을킬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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