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26살 이정후, 美 열광한다…'176.5㎞ 총알탄' 편견 깨부셨다

김민경 기자 2024. 3. 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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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연일 미국 언론의 호평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 지역 언론인 머큐리뉴스는 \'작은 표본 크기이지만 지난 시즌 9명의 다른 리드오프를 기용하고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한 팀에게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매력적인 미스터리 박스다."

미국 언론이 연일 이정후를 향한 호평을 이어 가고 있다. 이정후가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0억원)에 계약했을 때만 해도 '오버페이'라는 평을 쏟아내더니 시범경기를 기점으로 180도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물론이고, 샌프란시스코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과 태도까지 짚으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큰 위기 없이 성공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5경기에 나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OPS 1.302를 기록했다. KBO리그 7시즌 통산 타율 0.340으로 왜 역대 1위(3000타석 이상 기준)에 올랐는지 곧장 증명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단 예상과 달리 이정후는 강속구와 변화구 가리지 않고 안타를 생산해 나갔다. 2루타와 홈런 등 장타도 생산하면서 '맞히는 능력은 빼어나지만 장타력은 부족하다'던 미국 언론의 편견도 뒤집었다.

미국 매체 '야후스포츠'는 6일(한국시간)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매력적인 미스터리 박스다. 이정후는 한국에서 훌륭한 7년을 보낸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는 공을 맞히는 기술이 빼어나고 중견수 골드글러브를 받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선수로 평가를 받았다'고 조명했다.

야후스포츠는 이정후가 시범경기로 파워가 없다는 편견을 깬 점에 가장 주목했다. 매체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장타를 생산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있었다. 2월 또는 3월의 성적이 의구심에 확실한 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이정후가 지난 주에 친 타구 속도 109.7마일(약 176.5㎞)짜리 홈런은 최소한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 파워를 낼 수 있는 원석이란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세 알투베(휴스턴), 댄스비 스완슨(컵스), 브라이슨 스톳(필라델피아) 등 빅리그에서 안타 생산력을 인정받은 타자들도 지난 시즌 이정후만큼 강한 타구를 생산하지는 못했다. 이정후는 여전히 그정도로 강한 타구를 꾸준히 칠 수 있고, 그렇게 강한 타구를 공중에 띄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타구 속도 109.7마일짜리 홈런은 리그에서 가장 매혹적인 중견수 중 한명이 될 선수에게는 환상적인 시작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후의 홈런은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범경기에서 나왔다.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라이언 넬슨의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쪽 2루타를 쳤다. 볼카운트 0-2로 몰린 가운데 변화구를 걷어올려 장타로 연결해 놀라움을 샀다.

▲ 2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1안타를 신고한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선구안과 콘택트를 바탕으로 다시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빅리그 데뷔 홈런은 0-2로 뒤진 3회초에 나왔다. 2사 주자 없는 상황. 이정후는 초구 직구를 파울로 걷어낸 뒤 볼로 형성된 2구와 3구 체인지업을 연달아 지켜보면서 볼카운트 2-1로 유리하게 만들었다. 넬슨은 4구째 시속 94.7마일(약 152㎞)짜리 직구를 가운데로 꽂아 넣으며 정면 대결은 선택했다. 이정후는 이 공을 제대로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샌프란시스코가 1-2로 추격하는 큰 한 방이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홈런은 비거리 418피트, 발사각 18도, 타구 속도는 109.7마일이었다. 이정후는 이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 판단해 전력질주하면서 홈에서 1루까지 4.1초 만에 주파하는 놀라운 스피드까지 증명했다.

MLB.com은 경기 직후 '이정후는 파워보다는 콘택트 능력이 더 뛰어난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날 매우 인상적인 홈런을 생산했다. 이정후는 홈런을 쳤을 때 담장을 넘어갈지 확신하지 못했고, 홈부터 1루까지 4.1초 만에 주파하는 허슬을 보여줬다. 홈런을 치고 뛰었다고 하기에는 일상적이지 않은 스피드였다'고 평가했다.

MLB.com은 5일 시범경기에 나온 12가지 놀라운 기록을 소개하면서 이정후의 타구 속도 99.7마일(약 160㎞)짜리 2루타와 109.7마일짜리 홈런을 3위에 올렸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이번 비시즌에 추가한 이정후의 타격을 미리 볼 수 있게 됐다. 이정후를 2022년 KBO MVP로 만든 그 타격 기술이다. 이정후는 라인드라이브로 2루타를 칠 수 있는 능력과 경기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모두 보여줬다'고 평했다.

MLB.com은 6일 스프링캠프를 달구는 젊은 선수들 가운데 하나로 이정후를 꼽으면서 '이정후는 유망주는 아니지만, 상당한 화제성을 지닌 메이저리그 신입생이다. 이정후는 인상적인 홈런을 치면서 스프링캠프 스탯캐스트가 사랑한 선수 가운데 하나가 되기도 했다'고 했다.

'이스트베이타임스'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올겨울 1번타자로 활약을 기대하면서 계약했는데, 스프링캠프에서 곧장 그 임무를 해내고 있다. 샘플 사이즈가 작긴 하지만, 지난해 리드오프로 9명이나 시험하고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한 팀에는 매우 힘이 되는 신호다. 이정후는 2022년 MVP이자 KBO 7시즌 통산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을 자랑하는 타자'라고 평했다.

이정후는 이런 호평에도 덤덤하게 시즌 준비에만 집중하고 있다. 당장 나온 결과에 들뜰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 개막 이후가 진짜이기에 지금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정후는 겨우내 국내 투수들보다 훨씬 키가 크고 릴리스 포인트가 높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훈련을 했고, 시범경기에서 그 효과를 보는 정도에만 만족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미국 언론은 시범경기 결과만으로도 '이정후가 편견을 깼다'며 감탄 또 감탄하고 있다.

▲이정후는 현지 언론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연합뉴스/AP통신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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