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수원 삼성’ 제작할 사람 없나요?[김세훈의 스포츠IN]
2부 탈출에 도전하는 수원 삼성이 지난주 2부리그 개막전에서 충남아산을 2-1로 꺾었다. 1-0으로 앞선 전반 막판 한 명이 퇴장당했고 후반 내내 수비에 집중해 1골차 승리를 어렵게 지켰다. 이긴 기쁨도 컸지만, 2부리그 팀의 만만치 않은 전력, 2부 선수들이 뿜어낸 간절함에 쉽지 않은 시즌을 예감했다.
구단은 개막전 전후 선수단과 서포터스 모습을 담은 영상을 찍어 공개했다. 선수들은 “2부로 강등됐는데 팬들이 많이 와 고맙다”, “이번 시즌 곧바로 승격하겠다”, “말이 뭐가 필요하겠나 행동으로 보이겠다”고 입을 모았다. K리그 구단 서포터스 중 충성도가 가장 높은 수원 서포터스도 영상에 담겼다. 4000명에 육박하는 서포터스는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영상은 게재 하루 만에 1만6000명이 봤다. 지금도 ‘수원 삼성 블루윙즈 TV’로 가면 볼 수 있다.
수원은 이번 시즌 곧바로 승격하는데 구단 운명을 걸었다. 첫 시즌에 승격하지 못하면 2부리그 신세가 예상 밖으로 길어질 수 있다. 전남 드래곤즈, 부산 아이파크, 서울이랜드는 이미 부끄러운 2부 터줏대감이 된 지 오래다.
몇 해 전, 전 세계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죽어도 선덜랜드(Sunderland ’Til I Die)’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크게 유행했다. 영국 축구단 선덜랜드가 승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물이다. 제작자는 선덜랜드 팬이었다. 이 영상은 선수, 감독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클럽을 떠받치는 서포터스와 클럽 간 관계, 클럽이 시즌 내내 겪은 온갖 고초, 승격하지 못하면서 겪은 숱한 슬픔 등을 고스란히 담았다. 2부로 떨어진 2017~2018시즌 1부 승격은커녕 3부로 추락했고 2022~2023시즌 힘겹게 2부로 승격했다. 2017~2018시즌 평균 관중수가 2만7000여 명이었는데 3부로 내려앉은 2018~2019시즌 3만 명을 넘겼다. 2부로 승격한 2022~2023시즌에는 평균 4만명에 육박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축구단을 내 식구처럼 사랑한 서포터스가 구단이 어려워지자 더 경기장을 찾았고 더 지갑을 열었다.
선덜랜드는 곧바로 1부로 올라가리라 예상했지만 3부로 떨어졌다가 우여곡절 끝에 2부로 올라섰다. 수원이 올해 승격을 이룰지, 이루지 못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수원은 오는 10일 서울이랜드와 맞붙는다. 서울이랜드는 개막전에서 부산을 3-0으로 대파했다. 수원은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도전자처럼 싸워야 한다. 서포터스는 변함없는 열정으로 선수들을 채근할 것이다.
‘죽어도 수원 삼성’을 제작할 사람은 없을까. 승격을 향한 서포터스의 열정과 헌신, 그 과정에서 겪는 슬픔, 실망, 도전, 그리고 기쁨 등을 담을 콘텐츠가 필요하지 않을까. 현장감 넘치면서 솔직하고 적나라한 모습을 수준급 영상 기술로 표현한다면, 세계 축구팬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죽어도 수원 삼성’은 ‘죽어도 K리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수원은 2000년 전후 K리그 최강이었고 아시아 최고팀이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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