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갈 길 바쁜데…석화업계, 줄 잇는 주총 표 대결 [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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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하면서 석유화학업계서도 주주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경영권 분쟁,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을 놓고 곳곳에서 표 대결이 예고된 상태다.
차파트너스는 지난 4일 이사회 결의 없이 주총 결의만으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다.
자사주를 전량 소각함으로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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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트러스톤 경영 참여 예고…사내·외이사 추천
OCI홀딩스, 한미사이언스 주총 촉각…그룹 통합 분수령
롯데알미늄, 지난달 ‘물적분할 반대’ 신동주 주주제안 부결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하면서 석유화학업계서도 주주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경영권 분쟁,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을 놓고 곳곳에서 표 대결이 예고된 상태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발 공급과잉이 지속되며 위기극복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업황 개선과 경영권 방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우선 금호석유화학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으로부터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 받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지난 4일 이사회 결의 없이 주총 결의만으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다. 정관을 변경한 후 올해 말까지 자사주 절반을 소각하고, 나머지 절반은 내년 말까지 소각하자는 것이다. 또,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금호석유화학의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제안도 내놨다.
차파트너스는 이번 제안에 대해 “경영권 분쟁과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지난달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했다고 밝힌 만큼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를 전량 소각함으로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차파트너스의 금호석유화학 보유 지분은 0.03%지만, 박 전 상무(9.1% 보유) 등의 지분을 위임받아 의결권 지분을 10.8%로 끌어올렸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부터 삼촌인 박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15.7%다.
태광산업은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이사회 진입을 통한 경영 참여를 예고한 상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달 사내이사 후보자 1명과 사외이사 후보자 2명을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내놨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지분 5.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앞서 트러스톤은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과 1주당 현금 1만원 배당, 자사주 취득 등의 안건을 제안했으나 부결되기도 했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 촉각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다.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을 추진 중이나,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장·차남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제동을 걸고 나선 상태다. 주총 결과에 따라 그룹 통합 작업 역시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앞서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자신들을 포함한 총 6명을 한미사이언스의 새 이사로 선임해달라는 내용의 주주제안권을 행사했다. 그룹 통합을 막기 위한 신주발행에 대한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이은 것이다. 수원지방법원은 오는 6일 해당 건에 대한 추가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알미늄의 경우 가장 먼저 주총 관문을 넘으며 한숨 돌렸다. 롯데알미늄은 지난달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부 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물적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을 77% 찬성률로 가결했다. 양극박 및 일반박 사업부문을 분할해 롯데알미늄비엠주식회사를, 캔과 연포장, 골판지, 생활용품, PET병 사업부문을 분할해 롯데알미늄피엠주식회사를 각각 설립하는 내용이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정관상 이사의 충실 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포함해달라고 한 요구안은 부결됐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9번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자신의 이사직 복귀와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을 제출했으나 모두 패배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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