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종식시킨 티니안, 이웃섬 로타 이야기[함영훈의 멋·맛·쉼]

2024. 3. 6. 08: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이판서 근거리, 경비행기 여행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북마리아나 제도의 마리아나관광청이 사이판과 근접한 2개의 이웃 섬 티니안(Tinian)과 로타(Rota)를 소개했다. 총 14개의 섬을 품은 북마리아나 제도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는 사이판, 티니안, 로타 3개 뿐이다.

숨겨진 보석 같은 티니안과 로타는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각각 15분, 30분이면 닿는 가까운 거리에 손쉽게 가 볼수 있다.

티니안 블로우홀
티니안 한국인 위령비

특히, 태평양전쟁때 남양군도로 강제징용당한 한국인들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그곳 주민의 사위가 된 섬들 중 하나인 티니안에서, 태평양전쟁을 종식시키고 한국을 해방시킨 원폭전투기가 이륙했다는 점은 그곳이 우리와 보통 인연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지금은 태초의 자연미 속에서 속 시원하고 내 멋대로의 청정 휴양을 즐기는 곳이다. 각 섬마다 공항 인근에 조성된 작은 마을 외에는 어디에서나 생생한 열대 자연이 살아 숨쉰다.

▶티니안 Tinian=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편도 15분이면 도착하는 이웃 섬인 티니안. 해당 비행편은 현지의 지역 항공사인 ‘스타 마리아나스 에어(Star Marianas Air)’가 매일 운항 중이다.

사이판에서 티니안 가는 경비행기

남북 길이 16㎞, 동서 폭 8㎞ 크기의 이 아늑한 섬은 사이판 서쪽 해변에서 육안으로도 보일 만큼 가깝게 위치한다.

섬은 공항 주변의 산호세 마을(San Jose Village)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적 드문 청정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티니안의 열대 정글에서 지역 특산품인 도니살리(Donni Sali) 고추가 많이 자라기에, 매년 초 ‘티니안 핫 페퍼 페스티벌(Tinian Hot Pepper Festival)’이 열리기도 한다. 2024년의 해당 축제는 지난 2월 16일~17일 이틀간 개최되었다.

티니안에서는 사람 발자국 하나 없는 숨겨진 해변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데, 그중 산호세 마을과 가장 가깝게 위치하는 해변이 바로 타가 비치이다.

티니안 타가 비치

북마리아나 제도의 고대 차모로족 족장이었던 타가와 그의 가족만이 들어갈 수 있는 해변이기도 했다는 이곳은 산호세 마을을 받치고 있는 해안절벽에 작은 모래사장이 둘러싸여 있는 지형이기에 프라이빗한 휴식처로 안성맞춤이다. 매일 저녁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하기에도 좋은 해변이다.

작년 여름에 흥행한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탑재되어 그 비행을 시작한 장소가 바로 티니안이다.

티니안 원자폭탄 보관소
티니안행 경비행기 시간표

1945년에 만들어진 섬 내의 원자폭탄 보관소는 물론, 이를 실은 전투기가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로 향하는 비행을 시작한 활주로가 모두 보존되어 있어 제2차 세계대전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로타 Rota=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편도 30분이면 도착하는 로타 역시 현지의 지역 항공사 스타 마리아나스 에어를 통해 매일 비행편이 운항되고 있다. 남북 길이 8km, 동서 14km 크기의 섬 로타는 공항 인근의 송송 빌리지(Songsong Village)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숨겨진 보석 같은 정글과 해변으로 가득하다.

사이판-로타, 사이판-티니안을 잇는 경비행기 내부 풍경

쥐라기 시대의 자연을 마주하는 듯 놀랍도록 생생한 자연이다. 로타에서는 매년 9월에 정겨운 마을 잔치와 같은 ‘로타 코코넛 축제(Rota Coconut Festival)’가 열리며, 지난 1월에는 로타에서의 첫 마라톤 행사였던 ‘로타 마라톤(Rota Marathon)’이 개최되기도 했다.

섬 유일의 번화가인 송송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송송 마을의 풍경이 특별한 이유는 마을의 오른쪽 바다는 필리핀해, 왼쪽 바다는 태평양이라는 데에 있다. 더불어 마을 너머로 우뚝 솟은 2단 케이크 모양의 ‘웨딩케이크산(Mt. Wedding Cake)’ 자태도 감상할 수 있다.

로타 송송빌리지 전경 너머로 케이크산이 보인다.

로타 북쪽 해안선에 숨어 있는 스위밍 홀은 말 그래도 자연이 만든 천연 수영장이다. 동그랗게 빚어진 암초의 구멍 속에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차올라 있는 지형이다.

스위밍 홀은 바다가 잔잔한 날이면 부드러운 모래 바닥과 얕은 수심으로 평온하게 유영을 즐기기에 좋은 휴식처가 되어준다.

북마리아나 제도의 지역 항공사, 스타 마리아나스 에어는 사이판에서 출발하는 티니안행 비행편을 매일 9편 운항하고 있다. 사이판에서 출발하는 로타행 비행편은 매일 3편 운항된다.

로타 스위밍홀
로타행 경비행기 시간표

이웃 섬을 찾는 여행객들은 인천-사이판 노선으로 도착하는 사이판 국제공항에서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하여 희망하는 이웃 섬의 비행편을 예매할 수 있으며, 스타 마리아나스 에어 홈페이지(starmarianasair)에서 온라인 예매도 가능하다.

abc@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