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유리, 소녀시대 벗고 홀로 꽃을 피우다[인터뷰]
배우 권유리가 그룹 소녀시대를 벗고 홀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설레면서도 두려운 여정이지만, 씩씩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전 나무처럼 우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하지만 이렇게 풍파가 많은 세상인데 안 흔들리는 사람이 있겠어요? 그런 면에서 저의 인생에서 중심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원천이 바로 소녀시대예요. 그만큼 제게 자부심이기도 하고 제 인생에서 큰 뿌리처럼 날 단단하게 잡아주는 존재죠.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느껴요. 배우로서 시작한 인생 2막에서도 10~20대에 압축되어서 느꼈던 어마어마한 경험들이 시나리오 읽을 때 정말 많이 도움이 되고요. 많은 경험을 하게 된 이후론 대본을 읽을 때 너무 즐겁고 공감하거든요. 그런게 제겐 소녀시대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자산이지 않을까 싶어요.”
권유리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첫 장편 주연작 ‘돌핀’(감독 배두리)을 내놓는 두근거림과 연극, 드라마 등 각종 매체 연기에 도전하는 이유 등 홀로서기를 시작한 이후 솔직한 이야기들을 마음 밖으로 꺼내놨다.
■“‘돌핀’은 절 배우로서 성장하게 했어요”
‘돌핀’은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성 ‘나영’이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권유리는 극 중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영’으로 분해 성장통을 보여준다.
“처음엔 저와 ‘나영’의 이미지가 달라서 캐릭터를 이해하느라 어려웠어요. 저는 가수로서 활동하면서 매번 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왔는데 ‘나영’은 외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이 아니다보니 대본 보면서 궁금증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 때마다 감독과 소통했고, 엄마로 나온 길해연 선배 역시 제게 확신을 줬죠. 덕분에 새로운 캐릭터였지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최대한 힘을 빼고 자신의 색을 덜어내려고 노력했다는 그다. 메이크업이나 화려한 의상도 놓아두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했다고.
“‘돌핀’은 절 배우로서 성장하게 한 작품이에요. 덜어내기 위한 노력들을 충실히 할 수 있었고, 끝까지 완주해서 스크린에 걸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배우로서 무척 고무적이고요. 사실 부담스러웠거든요. 기존 저의 화려한 이미지를 지우고 이렇게 다 내려놓은 모습으로 찍어도 되는 건가? 괜찮은 건가? 많이 의심했는데, 그럼에도 내적인 상처를 담백하게 연기하지 않으면 가짜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제 소신대로 완주할 수 있었죠. 작품에 캐릭터로서 어우러질 수 있는 배우가 되었다는 점에서 제가 원하는 배우 방향성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고 ‘인간 권유리’로선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어요.”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 정말 컸어요”
2007년 8월 소녀시대로 데뷔한 그는 아이돌로서 큰 사랑을 받으며 화려한 20대를 보냈다. 그러나 영원한 크루는 없는 법, 그 역시도 자신만의 진로를 택해야 했다. 배우라는 반짝거리는 길이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물론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이 정말 컸어요.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소녀시대에서 홀로서기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엔 서툴렀고, 매일처럼 흔들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잘 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또 한편으론 이렇게 계속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잘 성장하고 있다고 여겨도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뭘 해보고 실패도 해야 그 의미를 아는 거고, 성공하는 거면 더 좋고요. 그런 생각을 거듭 하다보니 제작진이 날 선택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큰 성장을 하고 있는 거라는 결론을 얻었어요. 한 단계 한 단계 걸어나가다보면 언젠가는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사람으로 잘 쓰이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최근 연극에 도전하기도 했다. ‘앙리 할아버지와 나’로 무대에 오르며 자신감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새로운 매체 연기에 도전한다는 건 엄청난 걱정이 되는 순간이기도 한데요. 혹여 내가 일궈낸 것들을 이 도전 때문에 잃어버릴까봐 고민하는 거죠. 하지만 연극 도전 이후에 깨달음을 얻었어요. 제가 일군 건 그렇게 큰 게 아니고 꼭 손에 쥐고 있어야지만 되는 것들도 아니라는 걸요. 잃어버릴 게 많지도 않은데 왜 그렇게까지 집착했을까.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다치고 넘어져도 될텐데 말이죠. 그러다보니 연극 무대에 서는 게 더 즐거워졌어요.”
홀로서기를 하면서 자신에 대해 더욱 많이 알게 됐다는 그다.
“팀 활동할 땐 절 그렇게까지 집요하게 판 적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젠 저에 대해 공부해야 하고 여러 상황들을 홀로 맞닥뜨려야만 했죠. 그래서 알게 된 건 제가 속도감이 그리 빠른 사람이 아니라는 거예요. 20대까진 화려한 시간들이 정말 빠르게 흘러갔는데, 혼자인 난 그걸 소화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부딪히자 처음엔 괴리감만 컸어요. 왜 잘 안 되지? 이런 질문에 작아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걸 다 겪고 보니 ‘내가 이런 건 또 잘 하는 사람이네? 좋아하네?’라는 걸 발견했고 그러면서 다시 용기가 많이 생겼어요. 이젠 여러 사람들을 만나 저에 대해 알아가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재밌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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