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민주당 36년간 아무것도 안 해…‘뻥 공약’ 멈춰 세울 것”
“고민정, 살기 좋은 광진 방치했다…평가 받아야”
“정권심판론? 지난 4년 민주당 구태 정치 심판이 먼저”
(시사저널=구민주·변문우 기자)
서울 광진을은 4·10 총선에서 첫 여야 대결 구도가 확정된 곳이다.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인 이곳을 절대 빼앗겨선 안 된다는 절박함에 여야 모두 서둘러 선수를 배치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맞서 오세훈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 때문에 4년 전 오세훈 시장의 패배에 대한 '설욕전'이자 사실상의 '리턴 매치' 성격이 짙다.
광진을은 무려 36년간 보수 정당에게 당선증을 허락하지 않은 지역이다. 그러나 오 후보는 5일 광진구 선거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 오랜 시간 지역을 방치해 온 민주당의 독주를 주민들께서 이번에 반드시 끊어주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서울 관악을을 27년 만에 보수 정당 품에 안겨준 승리의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입으로만 지역을 챙기고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일을 할 것"이라며 "사람을 바꾸면 광진도 바뀐다"고 강조했다.
19‧20대 국회의원을 서울 관악을에서 지냈다. 지역구를 옮긴 이유는 무엇인가.
"일하고 싶어서 왔다. 광진을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1994년까지 이곳은 성동과 하나의 구(區)로 묶여 있었다. 분구된 이후 지난 30년간 성동과 광진은 너무 큰 격차로 벌어졌다. 광진 주민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갖기 시작했다. 이렇게나 살기 좋은 도시가, 이렇게나 유독 정체돼 있는 데 안타까움이 들었다. 노력하면 확실히 변할 수 있는 곳이기에 진짜 '일'을 하러 왔다."
민주당이 36년 동안 승리해 온 곳이다. 쉽지 않은 승부인데.
"그동안 민주당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 되는 '텃밭'이었다보니, 지역을 위해 일하는 데 안일하고 소홀했다. 사실상 지역을 방치했다. 이젠 주민들 제대로 비교하고 일꾼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주민들께서 이번엔 반드시 민주당의 일방독주를 끊어주실 것이라 믿는다."
경쟁 후보 고민정 의원과 비교해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나.
"일 잘하는 것. 저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서 '행정'을 직접 해 본 경험이 있다. 국회의원과는 분명히 다른 영역이다. 지역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데 의원으로서 해보지 못한 경험을 쌓았다. 고 의원은 중앙정치에 매몰돼 왔다. 자기 정치, 이념 정치를 하다보니 지역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다. 주거정비사업 통과시켜 달라거나 지하철 출구 정비해 달라는 등 여러 생활민원을 처리하는 데 무심했고 더뎠다. 서울시와 함께 논의해야 하는 지역 현안들이 있는데도 고 의원은 오세훈 시장을 한번도 찾지 않았다. 주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다. 그에 비해 저는 주민들이 원하는 건 작은 일 하나도 소홀히 넘기지 않고 곧장 해결하려 한다."
지역 문제를 나서서 해결한 사례를 소개한다면.
"주민들이 10여 년 전부터 7호선 뚝섬유원지역 이름을 자양역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해왔다. 2호선 뚝섬역과 혼동하는 일이 너무 잦았고 자양동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더 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곧장 주민들과 소통해 필요한 설문들을 받아 구 지명위원회를 거치고 미래한강본부‧서울교통공사‧성동구청 동의를 전부 받은 후 서울시의 최종 통과를 얻어냈다. 사람이 바뀌면 광진도 바뀔 수 있다."
흔히 '오세훈계'라고도 분류된다. 4년 전 광진을 후보로 뛰었던 오 시장으로부터 특별히 들은 말은 없나.
"오 시장과는 이심전심으로 말 하지 않아도 다 통한다. 오 시장도 광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지역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통한다. 오 시장에게 여러 요청을 하면 즉각적으로 반응해준다. 일하는 스타일이 잘 맞는다. 정치도 행정도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 아니겠나."
당선이 된다면 가장 먼저 해결하고자 하는 1호 공약은 무엇인가.
"도시 비전을 그릴 것이다. 이 지역 여러 문제들의 원인은 결국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도시 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광진은 배드타운화 돼있다. 낮엔 공동화가 이뤄지니 상권이 제대로 활성화될 수가 없다. 시내에 작고 낡은 건물들뿐이다. 용적률을 상향하는 등의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보다 큰 건물을 짓고 그 안에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유입되고 상권이 함께 발전한다. 민주당이 그동안 그걸 안 했다. '뻥 공약'만 반복하며 주민들을 속였다. 이젠 지역 숙원인 '지상철 지하화' 같은 공약들을 주민들에게 제시해도 믿질 않는다. 재원 마련을 위한 노력은커녕 도시철도 지하화를 위한 첫 단추인 법 발의조차 안했다. 야당은 정권심판 총선이라고 내세우지만, 4년 전 약속이 얼마나 지켜졌는지를 심판하는 선거, 고민정 의원이 재선을 하는 게 맞는지를 평가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름세다. 하지만 총선 승패를 가를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민심이 여전히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보나.
"정부도 있지만 저는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좀 더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선거는 당이 치르는 것이다.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게 해줄 건지 당이 더 뚜렷하고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한 후 당을 안정화시키고 있다. 현장 중심, 정책 중심으로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선거는 미래에 대한 선택이다. 미래 권력인 한동훈 위원장과 사법리스크 등으로 과거에 발목잡힌 이재명 민주당 대표만 비교해 봐도 어느 쪽이 더 국민들에게 지금 신뢰를 주고 있는지 명확해 보인다."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잡음 없는 공천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이번에 7번째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다. 공천 경험도 많고 공천을 주도해본적도 있는데, 한동훈 위원장은 사심 없는 공천을 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 룰에 맞춰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탈락한 주자들도 곧장 승복하고 잡음을 내지 않는 것이다. 반면 지금 민주당은 완전히 이재명 대표 사심으로 가득 찬 공천을 하고 있다. 그러니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을 국민들이 전부 냉정하게 평가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동훈 위원장이 총선 시대정신으로 '운동권 청산'을 앞세웠는데 동의하나.
"운동권 청산이 전체 총선을 견인하긴 어렵다. 특정 지역에 적용될 순 있겠지만 적어도 이곳 광진을에선 그 문제를 시대정신으로 이야기하는 주민 목소리는 들어본 바가 없다. 운동권 청산은 곧 민주당의 구태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시대에 뒤떨어져 이념으로 정치하는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데에선 필요한 부분이다."
앞서 인요한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에서도 활동했다. 당시 논의한 혁신안들이 지금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고 보나.
"혁신은 여전히 끊임없이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혁신위가 한창 활동한 당시에는 소위 당정관계 문제가 크게 지적됐다. 당내 소위 '윤핵관'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는데, 결국 김기현 체제가 마무리됐고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했다. 그 후 한동훈 체제가 새로 출범했다. 그 변화 과정에 혁신위가 분명 기여한 바가 있다고 본다."
내일이 총선 디데이라면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수도권은 1% 싸움이다. 한동훈 위원장도 강조했듯 선거는 박빙이고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방심하지 않고 더 낮은 자세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끝까지 승리를 호소할 것이다. 주민들이 내 삶에 실질적인 도움과 변화를 줄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정확히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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