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오스카 싹쓸이? ‘패스트 라이브즈’의 이변?
시상식 가운데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아카데미시상식(오스카) 96회 행사가 오는 10일(현지시각) 저녁 미국 엘에이(LA) 할리우드에서 열린다. 엔데믹 이후 회복된 극장 영화 산업의 재도약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번 시상식은 여느 해보다 큰 관심이 쏠린다. 오스카 전초전으로 불리는 시상식들과 영화 매체들, 수상 예측 사이트인 골드 더비 등의 향방을 통해 “올해의 수상자는(And the Oscar goes to:수상자 이름을 부르기 전에 하는 말)~”을 점찍어 본다.
‘오펜하이머’ 싹쓸이 vs ‘패스트 라이브즈’ 이변?
올해 가장 큰 관심작은 13개 부문에 후보를 올린 ‘오펜하이머’다. ‘가여운 것들’이 11개 부문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오펜하이머’의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등 주요 부문 싹쓸이를 예상한다. 실력에 비해 상복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받을 때가 됐고, ‘오펜하이머’가 작품성과 흥행에서 전작들을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한 과학자의 야심과 좌절을 다루지만 오펜하이머가 미국의 도전적인 역사를 이끈 영웅이라는 점에서 주제와 스케일, 완성도 모든 게 오스카 맞춤형이기도 하다. 미국 역사의 치부를 건드린 마틴 스코시즈의 ‘플라워 킬링 문’의 수상 가능성이 작게 점쳐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오펜하이머’는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영국 아카데미, 미국 제작자조합상, 배우조합상 등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주요 시상식들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이변이 시상식의 묘미고,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던 탓에 다른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미국 영화전문지 인디와이어는 ‘오펜하이머’에 도전하는 작품상 후보로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를 꼽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각본상은 현재로써는 ‘추락의 해부’가 강력한 수상 후보다.
배우상, 누가 타도 박수 칠 치열한 경합
일단 남녀조연상은 이미 수상이 확정된 분위기다.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에서 가슴 가득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요리사를 연기한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가, 남우조연상은 ‘오펜하이머’에서 오펜하이머의 정적인 정치인 루이스 스트로스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여러 시상식에서 저력을 입증했다.
관객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면서 올해 유독 치열한 부문은 주연상 쪽이다.남우주연상은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와 ‘바튼 아카데미’의 폴 지어마티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트로피를 ‘줍줍’하며 팽팽한 경합을 벌이다 최근 영국아카데미와 배우조합상을 킬리언 머피가 받으며 중심 추가 갑자기 훅 기울었다. 여우주연상은 ‘가여운 것들’에서 파격 연기를 펼친 엠마 스톤이 ‘라라랜드’ 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이 유력했으나 막판 배우조합상이 ‘플라워 킬링 문’의 릴리 글래드스턴에게 가면서 접전이 예상된다. 연기의 힘으로만 따진다면 엠마 스톤 쪽으로 치우치지만 오스카가 점점 더 중요시하는 다양성을 고려하면 미국 원주민의 피가 흐르고 원주민을 연기한 릴리 글래드스턴의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 오스카 남녀주연상은 가장 유력했던 ‘엘비스’의 오스틴 버틀러와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을 제치고, 시련을 겪은 뒤 드라마틱하게 재기한 ‘웨일’의 브랜던 프레이저와 아시아계 여성 배우 최초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미셸 여(양자경)가 가져갔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거미 인간의 대결
한국계 피터 손 감독의 연출작 ‘엘리멘탈’이 후보로 올라간 장편 애니메이션상도 올해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 ‘그대들을 어떻게 살 것인가’와 스리디(3D)의 입체성에 전통 코믹스의 예술적 그래픽을 감각적으로 입힌 ‘스파이더맨: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경쟁으로 압축된다. 미야자키 감독이 수상하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이은 두번째 수상, ‘스파이더맨’이 타면 ‘스파이더맨:뉴 유니버스’에 이어 소니픽처스애니메이션의 시리즈 두편이 모두 수상하는 영광을 얻게 된다. 현재로써는 ‘스파이더맨’쪽에 주요 매체들의 예측이 좀 더 기울어져 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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