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다쳤는데…하루 만에 사직 처리
[앵커]
세종시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아파트 제설작업을 하다 다쳐서 치료를 받는 동안 본인도 모르게 사직 처리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관련법상으로도 업무상 다쳐 요양하는 동안에는 해고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겨우 하루 동안 연락이 안 됐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조정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경비원인 이 남성은 두달 전 제설작업을 하다 넘어졌습니다.
전치 4주, 골절과 뇌진탕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하는 동안 이 남성을 고용한 업체는 돌연 사직 처리를 진행합니다.
다친 지 불과 하루 만입니다.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없는데도, 근로복지공단에 "개인 사정으로 인한 자진 퇴사"라고 보고했습니다.
[해고 경비원/음성변조 : "근로복지공단 공무원이 이걸 보더니 깜짝 놀라는 거예요. 병원에 입원했는데 왜 사직이 됐느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일하다 다쳐 치료 받는 동안에는 해고를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사유와 절차 없는 해고는 불법입니다.
업체측의 거짓 보고로 이 남성은 실업 급여도 받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용역업체는 사고가 난 날에 연락이 닿지 않아 사직 처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아파트 관계자/음성변조 : "퇴근하고 병원 가서 치료받고 연락하라고 했더니 연락도 안 되고 전화기 꺼놓고 통화가 안 됐어요."]
[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인력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아파트에 바로 사람을 넣어야 하니까…."]
치료 받느라 놓친 전화 몇통이 해고 사유라는 설명입니다.
[경비원 A 씨/음성변조 : "응급실에 있다 보니까 전화가 왔는지 안 왔는지 몰랐어요. 머리가 아프고, 응급실에서는 전화를 다 수거해요."]
근로복지공단은 자진 퇴사 여부가 분명하지 않아, 실업급여는 지급하겠다고 뒤늦게 전해왔습니다.
황망한 일을 당한 이 경비원은 용역업체 등을 상대로 부당해고 여부도 법적으로 다투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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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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