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다고 춘곤증 핑계?...계속되면 '이 질환' 의심해봐야

박효순 2024. 3. 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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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계속되면 결핵·고혈당·콩팥병 등 의심
몸이 나른하고 계속 피곤하다면 단순한 춘곤증인지, 어젯밤 술을 많이 마셨거나 수면 부족 때문인지, 신체에 질병이 생겼는지 잘 판별해 대처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봄기운이 완연해지면 노곤하고 나른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것을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겨울 동안 움츠렸던 인체가 따뜻한 봄날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중추신경 등에 미치는 자극의 변화로 발생하는 일종의 피로로 볼 수 있다.

봄에는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한다. 낮이 길어져 잠자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고, 기온이 높아져 근육이 이완된다. 마치 고양이 솜털 같은 신체적 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이 흔히 나타나게 된다.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오는 증상인 '식곤증'까지 겹치면 정말 견디기 힘들어진다.

몸이 나른하고 계속 피곤하다면 단순한 춘곤증인지, 어젯밤 술을 많이 마셨거나 수면 부족 때문인지, 신체에 질병이 생겼는지 잘 판별해 대처해야 한다. 예년에 비해 유난히 증세가 심하거나 잘 해소되지 않을 땐 결핵이나 갑상선(샘)질환, 당뇨병, 간염 등 간질환, 콩팥질환, 우울증 등이 있는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춘곤증이라고 생각한 증상이 보름~한달 이상 계속 간다면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특히 당뇨병과 신장질환은 증세가 만성피로나 춘곤증과 비슷하다.

만성피로 6개월 이상이면 '만성피로증후군'

피로를 유발할 만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이 없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극심한 피로가 지속된다면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만성피로는 특정 원인에 의해 일시적인 피로가 계속 가중돼 잘 해소되지 않는 것이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은 원인이 불분명하다. 특별히 피로를 유발할 만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이 없는데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극심한 피로가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극심한 만성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춘곤증과 맞물리면 상태가 매우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피곤하고, 만성적으로 피로를 느낀다고 스스로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스스로 진단하면 안 된다.

자신에게 특별히 신체적, 정신적 질환이 없다고 생각하는데도 다음 8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오랫동안 지속됐다면 만성피로증후군 가능성이 크다. ①기억력, 집중력 장애 ②목구멍 부위 통증 ③목이나 겨드랑이의 임파선 통증 ④근육통 ⑤관절통 ⑥두통 ⑦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한 느낌이 없음 ⑧운동 또는 일을 한 후에 나타나는 심한 권태감 등이다.

춘곤증을 이겨내려면 충분한 휴식, 영양 공급, 운동·스트레칭 3박자가 기본이다. 또 생활 속에서 지압·스트레칭 등 리듬감 있는 신체활동, 충분한 수면과 명상 등 신체 및 정신 안정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인체 활력을 높여야 한다. 좀 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는 조금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낮에는 햇빛을 충분히 쏘이며, 산보·스트레칭·가벼운 운동 등을 수시로 해준다. 평소 과로와 과음을 삼간다.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해 준다.

아침 구기자차, 점심 매실차, 밤엔 연잎차

식사 후 10~20분 정도 쉬었다가 빠르게 걷기를 하면 소화도 잘되고 춘곤증 해소뿐 아니라 비만의 치료와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환자는 식후 바로 운동해서는 안 되며 약 1시간 정도 지난 후에 걸어야 심장에 부담이 덜 간다. 식사 후 걷기는 30분을 넘기지 않게, 가볍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두보다는 자기의 발 모양을 고려한 푹신한 운동화를 선택한다.

춘곤증을 이기는 데 한방차를 수시로 마시면 효과가 있다. 아침에는 구기자차를 따뜻하게 해서 마신다. 구기자는 간을 보호하면서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과 필수 아미노산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나른함을 물리쳐 준다.

졸린 한낮에는 개운한 매실차가 좋다.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등 유기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에 그만이다. 구연산은 상쾌한 맛뿐만 아니라 피로할 때 쌓이는 인체 내의 젖산을 분해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저녁이나 잠들기 전에는 숙면을 돕는 한방차를 마신다. 낮에 춘곤증이 온다면, 밤에는 오히려 불면증이 나타나기 쉽다. 한약재로 쓰이고 불면증에 효과가 좋은 연잎, 산조인(산대추), 혹은 일반 대추 등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박효순 기자 (anytoc@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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