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고가 찍고 급락...애플 테슬라 등 중국 리스크 본격화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기술주 하락의 영향으로 3대 지수가 모두 1% 넘게 하락하면서 약세를 기록했다. 사상최고치를 거듭하던 지수가 큰 폭의 하락을 나타내면서 한동안 내리막길을 걷는 게 아니냐는 불안한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04.64(1.04%) 내린 38,585.19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52.3포인트(1.02%) 하락한 5,078.6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267.92포인트(1.65%) 떨어져 지수는 15,939.59에 마감했다.
진원지는 악재가 겹친 애플이었다. 애플은 전일 중국시장에서 올해 6주간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장 직후부터 주가가 밀려 2.84%나 떨어졌다. 여기에 테슬라가 4% 가까이 떨어지고,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3% 가량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됐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 에마누엘 로스너는 "최근 방화 공격이 의심되는 테슬라 베를린 공장은 폐쇄됐다"며 "이번 주에 생산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산차질을 지적했다. 이어 "테슬라의 손실은 중국 판매 감소로 인해 더 가중됐다"며 "중국 승용차 협회에 따르면 2월 테슬라의 중국산 차량 판매량은 6만4000대 수준으로 전년 7만4500대에 비해 19%나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테마섹은 당초 올트먼의 벤처 캐피털 펀드인 하이드라진(Hydrazine Capital)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최근 방향을 선회해 오픈AI 자체에 투자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각도의 자본공여를 준비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논의 자체는 진행이 오래됐지만 투자건에 있어서는 아직 예비단계라며 규모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양사는 이 논의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최근 협상은 올트먼이 계획한 거대 신규 프로젝트에도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은 이사회 축출 및 복귀논란을 겪은 이후 강력한 재신임 권한을 바탕으로 엔비디아가 만드는 최첨단 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신규 반도체 제조업을 꿈꾸고 있다.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AI 산업에 필요한 반도체 핵심 하드웨어칩과 그 산업에 필요한 에너지 발전소 등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구축하겠다는 발상이다.
올트먼은 이 계획이 월스트리저널(WSJ)을 통해 수천조원 규모라고 알려진 이후 프로젝트 자체는 긍정하면서도 규모면에서는 알려진 것만큼 크지는 않을 거라고 의미심장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이어 지난달 소셜미디어 엑스(X)에 "대규모 AI 인프라와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산업적 경쟁력에 매우 중요하다"며 "오픈AI가 이것을 돕겠다"고 썼다.
올트먼은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엄청난 수익 성장에도 불구하고 모델 구축 및 교육에 드는 막대한 비용으로 인해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트먼이 예상한 AI 인프라 구축 비용 추정치는 수천억 달러에서 향후 몇 년 동안 최대 7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기술 벤처 캐피탈이 접근하기 어려운 규모다. 최대 규모에 있어서는 서방 선진국 수개국의 연간 예산합계를 가볍게 넘어서는 초거대 프로젝트다. 이 때문에 올트먼은 테마섹은 물론 중동 국부펀드 등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실제로 아랍에미레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 나흐얀과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 회장 등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마섹은 2870억 달러 규모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싱가포르 국부펀드다. 이들은 미국 금융결제 관련 기술 스타트업인 스트라이프(Stripe) 등에 투자했다. 싱가포르는 최근 AI를 투자의 핵심 공략산업으로 정하고 이 분야에서 영국 법률 기술 회사 로빈AI(Robin AI)와 한국의 팹리스 AI 칩 스타트업 레벨리온즈(Rebellions), 실리콘 밸리 기반 생성형 AI 칩 설계사 디-메트릭스(d-Matrix) 등에 투자했다.
3년여 기간을 놓고 보면 비트코인의 가격적 회복탄력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지난 2년간 헤지펀드 쓰리에로우즈캐피탈과 대출 기관인 셀리시우스, 거래소 FTX 등이 업계에서 차례로 파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2022년 이후 한동안 폭락했다. 2022년 11월 FTX 파산 신청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만 6000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1년 후 약 2만 3000달러로 올라섰고, 지난해에는 4만 달러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비트코인이 2년 전 전고점을 이번에 넘은 원인으로는 상장주가지수펀드(ETF)의 수요증가를 들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불허방침을 내렸던 비트코인 ETF 신청에 대해 미국 항소법원이 자산운용사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음지의 투기가 양지의 투자처로 바뀐 것이다. 지난 1월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비트코인 현물 ETF들은 몰려드는 일반 투자자들로 인해 암호화폐 거래소나 선물 계약을 통해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이는 가격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당초 우후죽순 난립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선택하는 대신 SEC가 관리하는 자산운용사 관련 상품을 사들이면서 공급에 비해 수요가 급히 늘어나는 불일치가 발생했다.
일부 암호화폐 강세론자들은 비트코인의 다가오는 반감기를 또 다른 동인으로 지목한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자가 잠금 해제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양을 절반으로 줄이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공급을 제한해 가치를 올리는 기제가 된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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