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투수’가 키운 22세 비밀병기, 호주 유학으로 153km 스피드업→포크볼 무기도 전수받다
[OSEN=인천공항,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에서 ‘퍼펙트 게임’은 딱 1번 있었다. KBO리그 1군 무대가 아닌 퓨처스리그(2군)에서 나온 기록이다.
2011년 9월 17일 롯데 투수 이용훈은 퓨처스리그 한화전에서 9이닝 동안 27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단 1명도 출루시키지 않고 '완벽한 경기'로 끝냈다. 9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등 10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이용훈은 2014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후 롯데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가 2022시즌을 앞두고 NC 2군 투수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비시즌 호주프로리그에서 뛰고 미국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NC 마운드의 비밀병기 한재승(22)은 이용훈 코치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거듭했다.
한재승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36순위)로 NC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입단 첫 해는 2군에서만 뛰었는데, 14경기(13⅓이닝)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11.48을 기록했다.
2022년 이용훈 2군 코치와 만나면서 빠르게 기량이 늘었다. 선수와 코치의 궁합이 잘 맞는 경우가 있는데, 한재승과 이용훈 코치가 딱 그랬다. 지금의 변화구 포크볼, 슬라이더도 이용훈 코치의 작품이다.
2022년 2군에서 39경기(37⅓이닝) 1패 5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고, 1군에도 데뷔해 12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9월 콜업돼 11경기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했다.
한재승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일말까지 호주프로리그 브리즈번 밴디츠에 파견돼 경험을 쌓았다. 그는 브리즈번에서 18경기(20⅓이닝) 등판해 1승 무패 8홀드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했다. 기록 이상으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습득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첫 경기에서 ⅔이닝 4실점을 했고, 1월20일 마지막 등판에서 1⅓이닝 8실점(5자책)을 하면서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2경기를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1.96이다. 그리고 16경기에서 14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53km)까지 나왔다.
5일 미국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한재승은 “호주에서 퍼스와 경기를 할 때 전광판에 95마일(152.km)이 찍혔다”고 했다. 자신이 최고 구속 경신이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는 151km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최고 구속을 2km나 더 끌어올렸다.
한재승은 호주에서 경험, 성과에 대해 만족했다. 한재승은 홀드 상황에서 등판해서 홀드를 지켜내고, 추격조와 필승조 모두를 경험했다.
그는 “아무래도 제가 1군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에, 호주로 간 것이 무척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위기 상황이라든지, 편안한 상황이라든지, 쫓아가는 상황 등 여러 가지를 많이 경험하고 싶었다”며 “호주에서 그런 상황들을 많이 경험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많이 얻은 것도 있고, 만약에 1군에서 던진다면 작년 보다는 올해 좀 더 자신있게 던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재승은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변화구로는 포크볼,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그는 자신의 변화구에 대해 “작년에 후반기 1군에서 포크볼을 연습했는데, 이번에 호주 가서 포크볼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서, 많이 던졌다. 우타자 좌타자 구분없이 많이 던져서 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군에서 마무리 이용찬에게 포크볼 조언을 들었다. 한재승은 “용찬 선배님에게 포크볼에 대해 한 번 얘기들었는데, 지금 내가 던지는 포크볼 그립은 이용훈 코치님이 만들어주셨다. 2군에서 계속 이용훈 코치님과 연습하고, 이것저것 진짜 많이 해봤다. 포크볼 그립을 다 던져봤는데, 이용훈 코치님이 ‘이거 한번 하고 던져봐라’ 했는데 그게 저한테 딱 맞았다. 그 뒤로부터 계속 그렇게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훈 코치는 선수 시절 포크볼이 주무기였다.
이어 “슬라이더도 캠프에서 이용훈 코치님이랑 같이 좀 더 좋게 다듬을 수 있었다. 포크볼도 슬라이더도 이용훈 코치님이 다 만들어주셔서 그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이용훈 코치님이 없었으면 이런 공도 못 던지지 않았을까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호주에서 2개월 가량 리그를 뛰고, 한 달 가량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강행군이었다. 한재승은 “캠프에서는 코치님께서 힘들지 않냐고 하면서, 불펜 피칭이나 연습경기 나가는 것을 조금 조절해주셨다. 한 두 경기 정도 덜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실전 경기를 하고서 캠프에 와서 다른 선수들보다 몸 상태가 더 올라와서,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천천히 해도 된다고 하셨다. 공에 대해서 좋다, 안 좋다 특별한 말씀은 없고 몸 관리를 신경써 주셨다”고 했다.
올 시즌 1군에서 많이 던지는 것이 목표다. 한재승은 “제일 첫 번째 중요한 건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다음에 올해는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홀드 상황에서 많이 나가고 싶고, 기록들도 많이 남기고 싶고, 그렇게 해서 팀에 도움이 많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용찬 선배님이나 (류)진욱이 형처럼 팀에 많이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포크볼, 슬라이더 제구가 조금 안정된다면 파이어볼러 한재승이 올해 NC 불펜의 비밀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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