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역사인식 차이의 이유[신간]

2024. 3. 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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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병합

모리 마유코 지음·최덕수 옮김·열린책들·2만2000원



일본에서 한·일 병합을 다룬 2000년대 이전 저서들은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한국 근대사를 연구한 저자는 이런 의식을 당시 독자도 공유했다고 본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한류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얻은 뒤 일본의 속죄의식은 옅어졌다. 오히려 한국인이 과도하게 애국적이고, 반일 감정에 치우쳐 있다고 본다. 반면 한국에선 사회의식 성장으로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저자는 틈을 좁히려면 양국 역사인식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본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 근대사 입문서를 썼다. 일본은 국제법적으로 해소된 사안을 한국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고, 한국은 조약 체결의 불법성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증거를 제시하며 반성을 요구한다. 저자는 적어도 대한제국 사료에선 한국인 절대다수가 일본 지배에 합의도, 환영도 하지 않았다는 점, 일본 사료에선 일본이 한국인으로부터 통치에 대한 합의·정당성을 무리하게 얻으려 했다는 사실을 추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

박찬종 지음·현대지성·1만6900원



저자는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병상에서 장애인 사이클 선수가 되기로 하고, 사고 다음 해 참가한 전국체전에서 은메달 4개를 따냈다. 장애에 무너지지 않고,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을 유튜브에 올려 큰 화제를 모았다. “다리를 잃었지만 모든 잃지 않았다. 나를 똑같이 사랑해줄 가족이 있고, 좋아하는 취미가 있고 여전히 사랑하는 삶이 있어서 그 삶을 포기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책은 장애는 ‘틀림’이 아닌 남과 다른 ‘특징’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다시금 강조한다.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

헤인 데 하스 지음·김희주 옮김·세종서적·2만5000원



이주에 대한 두려움과 오해를 수많은 데이터와 사례로 풀어준다. 이주를 고령화·저출생의 대안으로 절대 긍정하는 시각, 이주자가 일자리를 뺏고 사회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는 시각을 모두 반박한다. 기계적 찬반 대립에 빠지지 않도록 이주에 관한 사실을 차근차근 제시한다.

즐거운 남의 집

이윤석, 김정민 지음·다산북스·1만6800원



한국의 19~34세 중 주택을 소유한 이는 14%에 불과하다. 내 돈 주고 사진 않았지만 전·월세도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내 집이 될 수 있을까. 건축가인 저자들은 주거 불안정에 시달리는 청년 세대의 주거 현실을 세입자의 시선으로 포착한다.

범죄사회

정재민 지음·창비·1만8000원



강력범죄는 2012년 193만 건에서 2021년 153만 건으로 줄었다. 그런데도 불안감이 큰 건 언제 어디서든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범죄의 ‘무차별성’ 때문이다. 저자는 강력범죄 문제와 형사제도를 둘러싼 의문과 오해를 해소하고, 안전사회를 위한 제도 개선도 제안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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