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주소로 3개 판매, 배송비도 3배’…쿠팡 셀러들 분통

유선희 기자 2024. 3.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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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그로스에서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셀러(판매자) ㄱ씨는 최근 쿠팡 쪽이 보낸 안내문을 받고 황당했다.

쿠팡 쪽은 안내문에서 "지금까지는 동일 상품을 한 번에 여러 개 주문하는 경우, 상품별로 배송요금을 주문당 1회만 부과하도록 한시적 혜택이 적용됐다. 3월31일 주문 건부터 판매된 상품의 '수량'별로 배송요금이 부과된다"고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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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그로스 배송비 과금 방식 논란
지마켓·네이버 “합배송…배송비 1번만”
쿠팡 배송 차량 모습. 쿠팡 제공

쿠팡 로켓그로스에서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셀러(판매자) ㄱ씨는 최근 쿠팡 쪽이 보낸 안내문을 받고 황당했다. 쿠팡 쪽은 안내문에서 “지금까지는 동일 상품을 한 번에 여러 개 주문하는 경우, 상품별로 배송요금을 주문당 1회만 부과하도록 한시적 혜택이 적용됐다. 3월31일 주문 건부터 판매된 상품의 ‘수량’별로 배송요금이 부과된다”고 돼 있었다. ㄱ씨는 한겨레에 “수세미를 판매한다고 할 때, 한 소비자가 한꺼번에 3개를 주문하면 셀러에게 배송비를 3배 부과한다는 뜻이다. 같은 주소로 동일한 상품을 배송하는데 배송비를 3배나 물어야 한다는 건 도통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5일 쿠팡 로켓그로스 셀러들의 말을 종합하면, 쿠팡이 최근 로켓그로스 입점 셀러들을 대상으로 상품 배송비를 수량별로 부과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묶음배송과 합배송이 가능한 상품임에도 1개당 배송비를 부과하는 것은 플랫폼 기업인 쿠팡의 ‘횡포’라는 것이 셀러들의 주장이다.

쿠팡 로켓그로스 페이지. 누리집 갈무리

쿠팡 로켓그로스는 쿠팡이 지난해 3월 출시한 풀필먼트 서비스로, 물류창고에 제품을 입고하면 제품의 보관·포장·교환·반품·고객 응대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쿠팡의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셀러들은 쿠팡 수수료 외에 보관비, 입·출고비, 포장비, 배송비 등의 명목으로 쿠팡 쪽에 이용료를 지불한다. 쿠팡은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보관비 할인 등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셀러들을 끌어모았다.

셀러들은 보관비, 입·출고비, 포장비 등은 갯수당 지불한다 해도 같은 상품을 한꺼번에 여러 개 배송할 때 배송비를 수량별로 내라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개당 배송비가 2천원일 경우, 같은 물건 3개를 주문받은 건에 대해서는 6천원의 배송비가 붙는 식이기 때문이다.

쿠팡 로켓그로스 셀러들이 많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불만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한 셀러는 “소비자가 복수(수량) 구매 시 쿠팡이 가져가는 이익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배송 요금까지 몇 배로 물리는 것은 꼼수라고 밖엔 생각할 수 없다”고 적었다. 또다른 셀러도 “배송비 명목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에 대해 문의하니 고객이 한 개를 주문하건 두 개를 주문해서 합배송을 하건 배송비는 무조건 수량당 부과라고 하더라. 운영비 명목이랑 다를 게 없다”고 썼다.

쿠팡이 셀러에게 보낸 안내문. 제보자 제공

이는 풀필먼트 업계 관행에도 어긋난다. 로켓그로스와 유사한 스마일배송을 운영하는 지마켓이나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 협력사인 파스토·대한통운 등은 셀러에게 주문당 1회 배송비만 부과한다. 한 풀필먼트사 관계자는 “동일 물건은 합배송이 원칙이라 합포장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고 무거운 물건이 아니면 몇 개를 담든 배송비는 1회만 내면 된다”며 “(수량당 과금은) 배송비로 수익을 방어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쿠팡이 소비자에게 무료배송을 해주며 발생하는 비용을 셀러들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또다른 풀필먼트 관계자는 “이같은 논리면 배송 기사에게도 수량당 배송 단가를 지급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나머지 배송비를 풀필먼트사가 챙긴다는 비난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로켓그로스는 배송요금을 포함해 풀필먼트 서비스 요금을 상품 개수에 따라 일괄 책정해 왔으며, 판매자들에게 안내를 진행하며 운영하고 있다. 쿠팡은 로켓그로스를 이용하는 판매자들에게 배송요금 뿐 아니라 입·출고 및 보관요금에 대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판매자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쿠팡은 지난해 로켓그로스를 포함한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에서 30조7998억원(235억9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9% 성장한 수치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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