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가고 조국 온다"지만…다음 대선은 어려운 이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한 '조국혁신당'이 지지율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뒤를 이을 진보 진영의 미래 대권주자로 조국 전 장관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설령 이런 관측이 현실화되더라도 당장 차기 대선이 예정된 2027년보다 2032년 이후 대선이 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항소심 재판부의 실형 2년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형기를 마친 후에도 5년 간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다만 대법원에서 실형 판결이 파기환송되거나 형이 확정된 뒤 사면·복권될 가능성은 변수로 남아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판사 출신 신평 변호사는 지난 4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조 대표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급속하게 정치 중심에 위치하면서 야권의 2027년 대선 후보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가진 정치적 자산보다 조 대표가 가진 정치적 자신이 더 우월하고 사법 리스크도 작다"라며 "조 대표가 정치적 활동 공간만 확보한다면 이 대표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3일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투표를 어느 정당에 하겠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에서 △국민의미래 39.4% △더불어민주연합 25.1% △조국혁신당은 21.0% 등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5.3%, 녹색정의당은 2.1%, 기타 정당 4.2%, 없음 1.6%, 잘 모름 1.3% 등이었다. (전국 만 18세 이상 1016명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응답률은 4.1%. 무선 100% 자동응답 전화조사.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는 호남 등 민주당 지지층의 일부가 급속히 조국혁신당으로 이탈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호남 일각에서는 미래 대권주자 가운데 하나로 조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중진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이낙연 대표에 대해 호남에서는 정권을 뺏기도록 한 책임이 있다고 보지만 조 대표의 경우 온 가족이 검찰로부터 큰 고통을 받았다는 것에 단순한 동정을 넘어 함께 분노하는 정서가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대법원의 판결 내용과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는 지난달 8일 자녀 입시비리,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대표에게 징역 2년의 실형과 함께 6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6개월 내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날 것으로 전망한다.
만약 조 대표에 대한 2년 실형이 확정되면 조 대표는 2027년 대선에 나갈 수 없게 된다. 현행 공직선거법 19조 2항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않은 경우 피선거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7조 1항에는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을 받은 경우 형의 실효가 완성되는 시점을 5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벌금형의 경우엔 2년이다.
그러나 차기 대선까지 판결이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다수 경험했던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하거나 예민한 사건은 대법원에서도 꼼꼼하게 보기 때문에 파기환송되는 경우도 상당하다"며 "파기환송된 사건은 하급심에서 다시 형을 정해야 할 것이므로 최종 판결까지 2년 이상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어떤 판결이 나오든 앞으로 조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도 나온다. 신평 변호사는 지난 2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그(조 대표)는 이 판결을 '정치적 순교'의 장치로 삼을 것"이라며 "브라질의 현 룰라 대통령은 과거 뇌물 수수 및 돈세탁 혐의로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적도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정치적으로 부활했다. 조 대표가 설사 2년의 형을 꼬박 교도소에서 지낸다고 하더라도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을 것임이, 오히려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지난달 28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가고 조국 대표가 온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40대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조국 사태가 발발했을 때 당시 민주당의 차기 주자 선두권이었다"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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