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이 심상치 않다…온도는 최고, 해빙은 최저, 질병도 꿈틀

박기용 기자 2024. 3.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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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상황이 심상치 않다.

2020년대 들어 남극이 잇따라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가운데 지난달 남극 대륙 주변 바다 위 얼음(해빙) 면적이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래 두번째로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남극 해빙 면적이 3년 연속 역사상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극의 해빙 면적은 현재 199만㎢로, 지난해 2월(178만㎢)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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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최근 3년 연속 해빙 사상 최저
조류인플루엔자도 유행…펭귄 멸종 우려
최근 전세계 남극 연구자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 해마다 두께가 200m씩 줄고 2㎞ 이상 이동한다. 남극 전체에서 가장 빠르다. 한반도 면적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스웨이츠는 서남극 빙하가 연쇄적으로 녹아내리는 것을 막아주는 구실을 의미하는 ‘코르크 마개’ 등으로 불리는데, 전부 녹으면 해수면이 65㎝ 올라간다. 극지연구소 제공

남극 상황이 심상치 않다. 2020년대 들어 남극이 잇따라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가운데 지난달 남극 대륙 주변 바다 위 얼음(해빙) 면적이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래 두번째로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온이 낮아 감기 바이러스도 생존하기 어려웠던 남극에서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변종이 발견되면서 펭귄들이 멸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남극 해빙 면적이 3년 연속 역사상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극의 해빙 면적은 현재 199만㎢로, 지난해 2월(178만㎢)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남극 해빙 면적은 2022년 처음 200만㎢ 아래로 떨어지는 등 최근 들어 크게 축소되는 모양새다.

남극 해빙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건, 극소용돌이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중위도의 따뜻한 공기가 서남극 로스해와 아문센해로 더 많이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남극의 찬 공기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고, 남극 밖 따뜻한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는 구실을 해온 극소용돌이는 1999년을 기점으로 붕괴 시점이 꾸준히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다. 극지연구소는 이로 인해 남극의 여름철 기온은 평균적으로 매년 0.03도씩 높아졌다고 지난달 27일 밝히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최근 남극의 상황을 급격한 ‘임계 변화’로 본다. 해빙이 줄면 다른 빙하가 더 빨리 녹기 때문이다. 해빙은 태양 빛을 반사해 인근 바다 온도를 식혀주는 구실을 하는데, 해빙이 사라지면 그만큼 바다는 빛을 더 많이 흡수해 따뜻해진다. 이로 인해 스웨이츠 빙하를 비롯해 바다와 접한 남극 빙하들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연도별 남극 해빙 면적 추이. 해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

남극에선 최근 치명적인 조류인플루엔자 변종이 발견되기도 했다.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소속 연구원들은 지난달 24일 남극 본토에서 서식 중인 펭귄, 바닷새 등 조류 몸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형)를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남극 인근 섬에 서식하는 젠투펭귄 등에게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견되긴 했지만, 본토 감염 사례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수개월간 세계 각지에서 만연한 에이치5형 조류인플루엔자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남극 대륙까지 진출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펭귄들이 조류인플루엔자에 면역이 없는데다 집단 서식을 하는 특성 때문에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경우 “생태학적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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