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심고 날아올랐지만… ‘엔데믹 쇼크’ 맞은 에듀테크 [K-에듀②]
2024년 신학기가 시작됐다. 한편으로는 AI 디지털교과서, 고교학점제 도입을 1년 앞둔 시기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교육 강자들도 에듀테크 기업 전환을 선언하며 ‘기술’ 도입에 힘쓰는 모습이다. 감소하는 학령인구에 글로벌로 눈을 돌리거나 다각화에 나선 기업도 상당수다. 정부의 지원에 힘 입어 K-에듀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IT조선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전환(DX)하는 대한민국 교육 업계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2030년 1000조원 시장, ‘에듀테크’는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가 됐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교육환경의 변화로 에듀테크가 주목받으면서 전통적인 빅4 학습지 기업이 체질 개선에 나서는가 하면, 크고 작은 신흥 강자들이 등장하며 시장의 주목도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엔데믹을 거치면서 에듀테크 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 부처간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에듀테크(Edu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교육에 정보통신(ICT)기술을 접목해 학습 환경과 교육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학습자의 성과 제고를 위해 활용되는 기술을 의미한다.
기존의 이러닝과 스마트 러닝은 컴퓨터, 스마트 기기 등 ICT를 활용한 ‘교육전달수단’의 개선에 중점을 뒀다. 에듀테크는 여기서 나아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과 같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으로 학습자를 분석·관리해 교육 환경 개선과 학습 역량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가진다.
2022년 등장한 생성형 AI 또한 교육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향후 6년간 연평균 15%씩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8000억 달러(한화 약 106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에듀테크 산업 시장은 2021년 7조3257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8.5%씩 성장해 2026년에는 10조8319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교육 환경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맞이한 기존 교육 기업들이 서둘러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크고 작은 에듀테크 스타트업들도 2000년대 후반부터 등장해 2010년대 들어 본격 성장하기 시작했다.
전통교육 강자인 학습지 빅4(웅진씽크빅, 교원, 대교, 재능교육) 중에서는 웅진씽크빅이 빠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회원제 학습지와 출판 및 교육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던 웅진씽크빅은 2014년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에듀테크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초등 전 과목 AI 기반 맞춤형 학습지 ‘스마트올’ 출시하고 2022년 역대 최고 매출(9333억원)을 기록했다. 교원 역시 2017년 디지털 학습지 ‘스마트구몬’을 출시하고, 2019년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대교와 재능교육도 나섰다. 대교는 2020년 ‘눈높이’의 AI 학습서비스 ‘써밋’ 등을 선보였고, 재능교육도 같은 해 초등수학 학습프로그램인 ‘재능AI수학’, ‘스스로 온라인 진단’을 출시했다.
그러는 사이 아이스크림에듀 등 신흥 에듀테크 업체들이 스마트러닝 서비스를 들고 나와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코로나 특수를 맞아 2022년 역대 최고 매출인 133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엔데믹으로 교육계 오프라인 전환이 이뤄졌던 작년에는 매출 1176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일PwC 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에듀테크 산업은 소수의 대형사업자들에게 매출이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0년 기준 매출 100억원 이상의 대형사업자는 전체 사업자 수의 3%에 불과하나 에듀테크 매출액의 42.1%를 차지했다. 반면, 매출 1억원 미만의 영세사업자 수는 전체의 50.1% 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의 1.6%만을 차지했다.
이러닝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이러닝 사업체 수는 총 2393개로 추정된다. 그중에서 500여개의 기업들이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정해수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사업본부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에듀테크 사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단시간에 크게 늘었다”며 “이 시기에 비대면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전개하며 신규 에듀테크 업체들을 발굴했고, 그 결과 회원사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다만 지난해(엔데믹)를 기점으로 해당 사업이 일몰 되며 에듀테크 기업 육성 지원이 아예 사라졌고, 에듀테크를 사교육으로 단정 짓고 지원을 줄이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본부장은 “에듀테크 산업은 교육부와 산업부 등 다부처가 연계·협의해야 수출까지 이뤄질 수 있는데, 현재는 교육부에 치우쳐진 구조”라며 “산업 발전을 위해선 부처 간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T조선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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