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웃 다음가는 최고 타자였지만..빠르게 진 별, 조시 도날드슨[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또 한 명의 스타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MVP 출신 강타자 조시 도날드슨은 3월 5일(한국시간) 현역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빅리그 13년 커리어를 마친 도날드슨은 이제 유니폼을 벗고 그라운드 밖으로 물러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커리어였다. 13시즌 통산 성적은 1,383경기 .261/.358/.489 279홈런 816타점 40도루. 전설의 반열에 오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도날드슨의 전성기는 정말 화려하게 빛났다.
1985년생 우투우타 도날드슨은 2007년 신인드래프트 경쟁균형A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다. 드래프트 지명 당시 포수였던 도날드슨은 지명 1년만에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리치 하든이 탐났던 컵스는 도날드슨을 포함한 선수들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내주고 하든을 영입했다.
강한 어깨를 가진 포수였지만 수비보다는 타격 쪽에 더 강점이 있었다. 2010년 빅리그 데뷔 당시까지만 해도 포수였던 도날드슨은 데뷔시즌 빅리그에서 14경기 .156/.206/.281 1홈런 4타점의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2011시즌 트리플A에서 3루수 출전 시간을 늘리기 시작했다. 2012시즌에는 포수보다 3루수 쪽에 더 중점을 뒀고 2012년 빅리그로 돌아왔을 때는 완전한 3루수가 됐다.
포지션을 성공적으로 바꾼 도날드슨은 첫 풀타임 시즌이던 2013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3시즌 158경기에 출전해 .301/.384/.499 24홈런 93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4위에 올랐다. 2014시즌에는 158경기 .255/.342/.456 29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고 MVP 투표에서 8위를 차지했다.
스몰마켓 구단인 오클랜드는 스타로 성장한 도날드슨을 오래 보유할 수 없었다. 2015시즌을 앞두고 브렛 로우리 등과 트레이드로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도날드슨은 빅마켓 구단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토론토 입단 첫 해 158경기에서 .297/.371/.568 41홈런 123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타점왕에 올랐고 아메리칸리그 MVP를 거머쥐었다. 올스타 선정과 실버슬러거 수상도 이뤘다.
2016시즌에도 155경기 .284/.404/.549 37홈런 99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도날드슨은 3년 연속 올스타 선정, 2년 연속 실버슬러거 수상에 성공했고 MVP 투표 4위를 차지했다. 2017시즌에는 부상을 겪으며 11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70/.385/.559 33홈런 78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2013-2017시즌 5년 동안 기록한 성적은 742경기 .282/.377/.524 164홈런 491타점 28도루, fWAR 33.6. 도날드슨이 기록한 fWAR 33.6은 해당기간 메이저리그 야수 전체 2위의 기록이었다. 도날드슨보다 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누구나 예상한 그 선수, 마이크 트라웃(42.7) 뿐이었다.
이후 크고작은 부상이 있었지만 기량은 유지됐다. 2018시즌 부상으로 52경기 출전에 그쳤고 시즌 도중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당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도 된 도날드슨은 2019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단년 계약을 맺고 부활했다. 2019시즌 155경기에서 .259/.379/.521 37홈런 94타점을 기록한 도날드슨은 재기상을 수상했고 MVP 투표에서도 11위에 올랐다. 2020시즌에 앞서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한 도날드슨은 단축시즌에는 2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021시즌에는 135경기에서 .247/.352/.475 26홈런 72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2013-2021시즌 9년 동안 기록한 성적은 1,112경기 .272/.373/.514 241홈런 691타점 34도루, fWAR 43.7. 해당 9년 동안 기록한 fWAR 역시 메이저리그 야수 전체 2위였다(1위 트라웃 65.3). 골드글러브급은 아니지만 수비력이 부족하지도 않았던 도날드슨은 공수를 겸비한 거포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호령했다.
최고의 타자였던 도날드슨은 빠르게 졌다. 2022시즌을 앞두고 36세 나이로 트레이드로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도날드슨은 왕년의 강력함을 급격히 잃어갔다. 2022시즌 132경기에서 .222/.308/.374 15홈런 62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양키스에서 부상에 시달리며 33경기 .142/.225/.434 10홈런 15타점을 기록한 끝에 결국 여름 방출됐다. 방출 후 밀워키 브루어스로 향했지만 밀워키에서도 17경기 .169/.290/.390 3홈런 11타점으로 반전을 이뤄내진 못했다.
지난 2년 동안 182경기 .204/.293/.386 28홈런 88타점을 기록한 도날드슨은 현역 연장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유니폼을 벗는 것을 선택했다. 이제 막 38세가 된 만큼 이르다면 이른 은퇴였다. 최고의 타자였고 특유의 근성과 승부욕으로 팬들의 뇌리에도 강렬하게 남은 선수였다. 전성기도 짧지 않았지만 데뷔가 다소 늦었던 탓에 세월의 벽에 일찍 부딪혔고 커리어도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알버트 푸홀스, 미겔 카브레라, 야디어 몰리나, 애덤 웨인라이트 등 시대를 대표하던 전설들이 최근 하나 둘 그라운드를 떠난 메이저리그는 또 한 명의 스타와 작별했다.(자료사진=조시 도날드슨)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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