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혹시 했는데" 초전도체, 맹탕 발표에 분통… 주가 자유낙하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가 4일(현지시간) 미국물리학회에서 PCPOSOS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X 화면 캡처.

한국 주식시장이 초전도체 테마주 롤러코스터를 탔다. 국내 연구진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물질이 공개됐으나 '셀프검증'에 그쳐 초전도체 관련주는 17% 넘게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잇따라 초전도체 테마주의 과열을 경고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성델타테크는 전 거래일 보다 14.76% 내린 10만5100원에 마감했다. 이날 12만33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신성델타테크는 오전 9시30분 17% 내린 1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신성델타테크는 개장 직후 정적 VI이 발동되기도 했다. 정적 VI는 주가가 전일 종가 대비 10%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경우에 발동되며 2분간 단일가 매매가 진행된다.

씨씨에스는 전 거래일보다 12.10% 하락한 3270원, 서남은 18.04% 내린 5680원에 마감했다. 파워로직스는 1330원(11.67%) 내린 1만70원에 거래됐다.

LK-99 연구에 이름을 올렸던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는 지난 4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APS) 3월 초전도체 세션에서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물질 'PCPOSOS'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는 앞서 초록에서 공개한 대로 PCPOSOS라는 물질이 제로 저항, 마이스너 효과(초전도체가 외부 자기작에 반발하는 현상), 자석 위에서 부분 부상 등 초전도체 특성을 나타냈다는 주장이 담겼다. 특정 상황에서는 샘플이 자석 위에서 완전히 뜨는 공중부양을 보이기도 했다며 1600배 확대한 사진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발표에서 김현탁 교수가 기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발표한 'LK-99'의 후속 물질로 'PCPOSOS' 연구 결과를 공개한 것을 두고 과학계에서는 기존 연구에 비해 진전된 내용이 없었다는 평이 나왔다.

페트르 서막 체코 재료성장 및 측정연구소 연구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정보는 전혀 없었다"며 "모든 내용은 추측에 불과하며 가능성이 크게 떨어져 보인다"고 전했다.

최경달 초전도저온학회장은 "그때(LK-99 검증)와 변동된 부분이 없다"라며 "국내외 공인기관에서 적정한 데이터가 함께 제시되기 전까지는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한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테마주의 가격이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더 떨어지기도 한다"라며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유로 개인 투자자들이 테마주 현상을 반기는 것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