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트각’ 알면 경정이 더 재밌어진다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2024. 3. 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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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에는 소개항주라는 특이한 프로그램이 있다.

경주 시작 전 고객에게 선수의 기량과 모터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경주 수면을 2회 전속력으로 도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틸트각에 변화를 준다고 모터의 성능이 크게 올라가거나, 틸트각을 조정한 선수들이 모두 순위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목요일 경주에서 틸트각이 수요일과 다르다면 선수들이 수요일 경주를 통해 모터의 약점을 보완했다고 판단할 수 있어 경주분석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자료임에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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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트각 높이면 직선 시속에 유리
내리면 보트의 선회력이 좋아져
경정 장비운영팀 관계자가 틸트각을 조정하며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에는 소개항주라는 특이한 프로그램이 있다. 경주 시작 전 고객에게 선수의 기량과 모터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경주 수면을 2회 전속력으로 도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모터의 성적과 더불어 소개 항주 타임을 알 수 있다. 이때 소개항주만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가 있는데 바로 레이스 보트의 틸트각이다.

틸트각은 모터를 보트에 장착할 때 위치를 각도로 표기한 것이다. 출전 1시간30분 전에 선수별로 미리 사용할 각도를 공지한다. 통상 모터를 보트에 평행하게 장착할 때 각도가 78도다. 여기서 +0.5를 선택하면 78.5도가 되고, -0.5를 선택하면 77.5도가 된다.

현재 +1, +0.5, 0, -0.5, -1 이상을 넘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 77도∼79도까지의 범위를 놓고 유동적으로 조율한다. 틸트각을 0.5도 조정하면 모터는 수면에서 2mm 차이가 난다. 2mm라는 차이가 미미해 보이지만, 경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틸트각을 높이면 보트의 앞부분이 내려가 직선 시속이 좋아진다. 반대로 틸트각을 내리면 보트의 앞부분이 위로 들려 회전이 좋아진다. 선수 취향이나 모터 기력에 따라 틸트각을 조정한다. 직선 시속이 부족하다 싶으면 틸트를 올리고 반대로 선회가 불안정하다 싶으면 틸트를 내린다.

대부분의 선수가 경주마다 고정된 틸트각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요일 경주와 달리 목요일에 틸트각의 변화를 주고 출전하는 선수가 있다면 눈여겨볼 가치가 충분하다.

경주정 뒤쪽에 장착되는 틸트각은 각도 변화에 따라 경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사진제공 |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7회차 수요일 경주에서는 고전했던 김동민(6기, B1)이 목요일 경주에서는 틸트 각을 +1.0에서 +1.5로 바꾸고 출전해 우승을 했다. 심상철(7기, A1)도 전날 모터 직선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목요일 경주에서 틸트 각을 0에서 +1.0으로 올리고 2연승을 했다. 8회차에서는 틸트 각을 +1.0에서 +1.5로 변화를 준 황이태(7기, B2)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틸트각에 변화를 준다고 모터의 성능이 크게 올라가거나, 틸트각을 조정한 선수들이 모두 순위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목요일 경주에서 틸트각이 수요일과 다르다면 선수들이 수요일 경주를 통해 모터의 약점을 보완했다고 판단할 수 있어 경주분석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자료임에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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