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결국 타이밍‥인연에 관한 선문답 ‘패스트 라이브즈’[개봉작 리뷰]

배효주 2024. 3. 6.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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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크리스토퍼 놀란 등 거장 감독이 극찬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3월 6일 개봉한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이민자가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2021년 이민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설득력있게 담아 극찬을 받은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와 비교되기도 한다.

미국의 A24와 한국의 CJ ENM이 공동으로 투자 배급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대부분이 한국어 대사로 이뤄져 있지만, 확실한 외국영화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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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

[뉴스엔 배효주 기자]

기예르모 델 토로, 크리스토퍼 놀란 등 거장 감독이 극찬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3월 6일 개봉한다. "섬세하고 아름답다"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평처럼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예쁘게 담았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한 한국 관객은 아쉬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감독 셀린 송)는 12살 '나영'과 '해성'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리지만 서로를 아끼는 두 아이는 '나영'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면서 헤어진다. 12년이 지난 후, 어른이 된 '나영'(그레타 리)과 '해성'(유태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시 연락이 닿게 되고, 뉴욕과 서울이라는 물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화상 통화로 서로를 향한 마음을 키워가지만 어떤 사건에 의해 멀어진다.

그렇게 또 한 번의 12년이 흐르고, '나영'은 같은 꿈을 꾸는 남자 '아서'(존 마가로)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나영'의 결혼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인연의 끈을 붙잡고 싶은 '해성'은 용기를 내 뉴욕을 찾는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이민자가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2021년 이민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설득력있게 담아 극찬을 받은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나리'가 이방인의 고충을 본격적으로 그린 것과는 달리, '패스트 라이브즈'는 로맨스에 집중한다. 오히려 '나영'의 백인 남편 '아서'가 같은 눈동자 색을 하고 같은 언어를 쓰는 '나영'과 '해성'을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거나, 잠꼬대만은 한국어로 하는 '나영'이 어떤 꿈을 꾸는지 이해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역전된 소외감을 느끼는 장면이 흥미롭다.

영화를 관통해 흐르는 단어는 '인연'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한국의 표현을 외국 관객을 위해 친절히 설명해주고, 두 주인공은 '몇 번이고 멀어졌다 다시 만나는 우리는 어떤 인연일까', '전생은 어땠으며, 환생하면 또 어떨까'를 생각한다. 감정에 대한 솔직한 대화 대신 모호한 모양의 선문답을 나눈다.

미국의 A24와 한국의 CJ ENM이 공동으로 투자 배급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대부분이 한국어 대사로 이뤄져 있지만, 확실한 외국영화라는 느낌이다. '나영'과 '해성'이 나누는 대화가 어색한 변역체이기 때문이다. 인연이나 전생, 환생과 같은 것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신비로울 수 있겠지만, 한국 관객까지 그렇게 느낄지는 미지수다. 다만, 영상미가 아름답고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다는 점에서는 응원을 보낼만 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10일 열리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사진=CJ ENM)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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