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양을이 발등의 불... 대신할 전국구 간판이 없다

김정현 2024. 3. 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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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전국구 스타다.

선거대책위원장이 이 대표를 대신해 총선을 이끌면 다행이지만 적임자들이 모두 뒷짐을 지고 있어 아직은 마땅치 않다.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1, 2일 실시한 계양을 여론조사(무선 100%)에 따르면, 이 대표는 양자대결에서 47.8%로 원 전 장관(43.3%)과 오차범위 내(4.5%포인트)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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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장관과 오차범위 내 격차 줄어 
지지율 빨간 불에 "계양을에 발 묶이나"
전국 선거 지휘할 선대위원장도 구인난
공천파동에 돌아선 김부겸·정세균도 난색
새 인물 필요성에 '불출마' 이탄희 의원 거론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영등포갑 예비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전국구 스타다. 팬덤과 인지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 각지를 돌아다니며 선봉에 서야 하는 책임을 안고 있다.

하지만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의 상황이 급변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경쟁자인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국 선거를 진두지휘하기는커녕 계양을 선거에 집중해야 할 처지다.

선거대책위원장이 이 대표를 대신해 총선을 이끌면 다행이지만 적임자들이 모두 뒷짐을 지고 있어 아직은 마땅치 않다. 공식 선거운동(28일부터)을 앞둔 민주당의 고민이 깊다.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1, 2일 실시한 계양을 여론조사(무선 100%)에 따르면, 이 대표는 양자대결에서 47.8%로 원 전 장관(43.3%)과 오차범위 내(4.5%포인트)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대결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3.6%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였다.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4.35%포인트) 내로 줄어든 조사는 처음이다.

이전에는 달랐다. 두 후보 격차는 KBS-한국리서치(지난달 17~19일) 조사에서 10%포인트, 여론조사기관 '꽃'(지난달 1, 2일) 조사에서 14%포인트로 이 대표가 앞섰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5일 “불공정 ‘공천 파동’으로 전통적 지지층과 중도층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시적 문제가 아닌 리더십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하락폭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지지율 하락세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저녁 계양을 주민들과 '급만남'을 자청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계양테크노밸리 첨단산업단지 지정과 철도망 구축으로 첨단 대기업 유치에 힘쓰겠다며 지역 맞춤형 공약도 약속했다. 당 대표 업무로 지역구 관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두 역할이 중복되는 바람에 어려운 점도 있지만, 당 대표로서 지역을 챙기는 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예고된 구인난… "검토 자체가 의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대위 출범이 임박했다. 선대위원장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하는 상황이다. 김민석 상황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과 통합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혁신형 통합 선대위’ 구성안 검토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실 관계자는 “공천 잡음을 무마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낼 여러 사람을 모실 것”이라고 부연했다. 후보군에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이해찬 전 대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올라있다.

하지만 이들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공천이 ‘멸문정당’ ‘비명횡사’ 등 각종 잡음으로 얼룩진 터라 선대위원장의 부담이 더 커진 탓이다. 특히 이 전 대표, 정·김 전 총리의 경우 공천 국면에서 당에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가 사실상 거부하면서 서먹한 처지가 됐다. 반대로 이 대표가 손을 내밀 명분도 줄었다. 선대위원장 구인난이 심각한 것이다.

반응은 차갑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후보군으로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의외”라며 “조언을 거부할 때부터 이 대표가 선대위원장 제안은 못 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도 “우려했던 것보다 공천 결과가 더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내부 발탁 카드가 거론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국회에서 보여준 '한동훈 저격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 KBS-한국리서치와 여론조사기관 '꽃' 여론조사는 모두 무선 100%이고, 오차범위는 각 ±4.35%포인트, ±4.3%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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