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손잡은 두 명의 피고인 당 대표, 무슨 연대인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5일 만나 선거 연대를 발표했다. 특히 조 대표는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기 바란다”고 했다. 자신들은 지역구 후보를 안 내고 비례대표에만 주력할 테니 민주당은 지역구에 전념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자는 것이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의지가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이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궂은일은 ‘조국당’이 맡겠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당 대표이면서 형사 피고인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등 7개 사건에 10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혐의도 뇌물, 배임 등 전형적인 권력형 부정 비리 범죄다. 민주당은 기소만 돼도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돼 있었는데 이걸 이 대표 스스로 고쳐 지금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입시 비리 등 혐의로 2심까지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다. 파렴치 범죄로 2심까지 징역형을 받았는데도 ‘비법률적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자기 이름을 딴 당을 만들었다. 그런 사람들이 두 정당 대표로 만난 장면 자체가 지금 야권이 얼마나 비정상적인가를 보여준다. 과거 같으면 당 대표가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 출마도 어려웠을 사람들이다. 범죄 혐의로 기소되고 2심까지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검찰 독재’ 운운하고 나아가 이를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대한민국 법치 자체를 무시하겠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윤석열 정권 종식’을 외치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 조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에 큰 역할을 했다. 조국 사태 때문에 탄압을 받은 윤 검찰총장이 정치 입문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패한 사람이다. 압도적 의석을 가진 집권당 후보였지만 대장동 등 개인 비리 의혹과 각종 개인적 흠결 때문에 국민 선택을 받는 데 실패했다. 두 사람이 아니었으면 오늘날 윤석열 정부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권 탄생에 누구보다 이바지한 사람들이 정권 종식을 외치고 있다.
두 사람이 어떤 좋은 말을 해도 결국은 선거를 이용해 개인 비리에 면죄부를 받고 권력을 계속 잡겠다는 뜻이다. 이들이 이럴 수 있는 것은 우리 유권자들이 양쪽 진영으로 극단적으로 분열돼 ‘우리 편’이면 무슨 잘못을 하고 어떤 행태를 보여도 지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개탄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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