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칫솔 증정 안되고 자판기서 판매는 되고 호텔 일회용 규제 난감

송혜진 기자 2024. 3. 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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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톡]
호텔 일회용품.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호텔 방에 무료로 일회용품을 두는 건 안 되고, 호텔 복도 자판기에서 일회용품 파는 건 괜찮다는 게 말이 됩니까.”

지난달 말 회원 수 120만명인 한 호텔 리뷰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중 하나입니다. 정부가 이달 29일부터 객실 50개 이상인 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칫솔이나 치약, 샴푸·린스·면도기 등 일회용품 무상 제공을 금지했는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입니다.

숙박업소에서 일회용품 제공을 금지한 건 환경 보호 취지입니다. 이를 어기고 일회용품을 무상 제공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처벌 규정도 있습니다. 근데 실제 숙박업소 현장에선 이런저런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고 합니다.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사람이나 손님 모두 불편을 호소합니다.

숙박업소들은 기존에 제공했던 일회용 샴푸나 보디워시, 린스를 모두 다회용품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롯데호텔, 신라호텔, 파라다이스호텔 같은 대형 호텔들은 이미 호텔 일회용 어메니티(욕실용품)를 대용량 디스펜서(필요한 양만큼 짜서 쓰는 용기)로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갔거나 마쳤습니다. 적지 않은 숙박비를 내면서 치약·칫솔 같은 무료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남이 쓰던 물건을 써야 하는 게 썩 유쾌하지 않다는 손님 불만도 있다고 합니다. 반면 일부 중형급 호텔들은 아직 준비가 안 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경기도 성남의 한 부티크 호텔 관계자는 “어메니티를 대용량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비용이 적지 않게 든다. 특히 손님들이 집으로 가져가 버리는 경우도 많아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중형급 호텔 상당수는 일회용품 자판기를 둔다고 합니다. 손님들이 필요하면 돈 내고 직접 일회용품을 사라는 것입니다. 그러자 일부 손님은 무료로 주던 일회용품을 돈 받고 파는 것이냐며 황당해 한다고 합니다.

대만의 경우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엔 숙박료의 5%가량을 할인해줍니다. 숙박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으니 처음부터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필요한 용품을 챙겨 온다고 합니다. 무조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어기면 처벌하는 것보다 쿠폰 같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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