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3만달러’에 갇힌 1인당 국민소득
작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7년째 3만달러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5일 ‘2023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 잠정치를 발표하며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재작년보다 달러 기준으로 2.6% 늘어난 3만374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22년의 3만2886달러보다 늘었지만, 역대 최고 수준인 2021년의 3만5523달러와 비교하면 5% 줄었다.
국민총소득은 한 나라 국민 전체가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말한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번 소득은 빼고 손흥민·김하성 선수 등 한국 국민이 해외서 번 돈은 포함시키는 개념이다.
작년 명목 GDP(국내총생산)가 1조7131억달러로 전년보다 2.4% 성장한 데다 2022년보다 작년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안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화 가치가 약해져 달러 환산 소득이 줄어들었는데, 작년에는 그런 영향이 덜했다는 뜻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17년(3만1734달러) 처음 3만달러대에 올라선 뒤 7년째 3만달러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 등으로 성장 동력이 약해져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22년 기준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국제연합(UN) 기준 세계 40위였다.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선 7위 수준이다.
한편 환율 효과에 작년 1인당 소득은 대만을 다시 앞질렀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대만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3만3299달러로 한국보다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대만은 20년 만에 1인당 국민총소득에서 한국을 앞질렀는데 1년 만에 한국이 우위를 되찾은 것이다. 한은은 “대만의 명목 국민총소득은 3.9% 상승해 한국(원화 기준 3.7%)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는데 대만달러 환율 상승률이 4.5%로 원화(1.1%)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대만달러 가치가 원화와 비교했을 때 낮아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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