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도 샤워를 한다, 당신이 잠든 사이

한겨레 입력 2024. 3. 5. 19:00 수정 2024. 3. 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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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수면 시간은 짧은 편이다.

2019년 통계청 조사를 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22분이고 한국인의 16.4%는 6시간 미만, 44.4%는 7시간 미만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의 수면 시간 조사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다.

특히 청소년이나 취업 여성의 수면 시간이 가장 적은데, 한 연구자는 학업 부담, 가사분담 불평등, 긴 노동시간 같은 사회 여건이 이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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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의 과학풍경]
잠자는 동안에도 뇌세포는 분주하게 활동한다. 뇌세포들이 깨어 있는 동안 활동하며 만들어낸 갖가지 부산물이나 노폐물을 씻어내어 뇌 바깥으로 배출하는 일종의 뇌 청소 활동이 잠자는 동안에 뇌에서 활발하게 일어난다. 게티이미지뱅크

오철우 | 한밭대 강사(과학기술학)

한국인의 수면 시간은 짧은 편이다. 2019년 통계청 조사를 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22분이고 한국인의 16.4%는 6시간 미만, 44.4%는 7시간 미만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의 수면 시간 조사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다. 특히 청소년이나 취업 여성의 수면 시간이 가장 적은데, 한 연구자는 학업 부담, 가사분담 불평등, 긴 노동시간 같은 사회 여건이 이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한다.

잠을 줄이는 게 부지런함의 미덕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잠자는 뇌를 연구하는 과학이 풍성해질수록 적당한 잠이 꼭 필요한 이유도 늘고 있다. 무엇보다 잠자는 동안 뇌세포들은 깨어 있는 동안의 기억을 정리하고 저장하느라 분주하다. 그래서 적당한 수면 시간은 공부하는 수험생에게도 필요하다. 이에 더해 근래에는 잠자는 뇌의 청소 활동이 주목받는다. 깨어 있는 동안 뇌세포들이 분주하게 활동하며 만들어낸 갖가지 부산물, 노폐물 같은 분자 물질을 뇌 바깥으로 씻어내는 일이 잠자는 동안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돼왔다.

지금까지 알려진 뇌의 청소 활동은 주로 뇌척수액의 흐름으로 설명된다. 뇌척수액은 동맥을 따라 뇌 안쪽으로 흘러들어 그물처럼 얽힌 신경세포(뉴런)들 사이를 지날 때 세포들 틈새에 있는 대사 부산물이나 노폐물, 독소를 씻어내는 구실을 한다. 뇌척수액은 깨어 있는 동안에도 순환하지만 잠자는 동안에는 훨씬 많은 양이 흘러든다. 갖가지 부산물, 노폐물과 섞인 뇌척수액은 다시 정맥을 따라 뇌 바깥으로 흘러나온다. 이런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 노폐물 독소가 쌓여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무엇이 뇌 청소의 메커니즘을 일으킬까? 답을 찾는다면 뇌 노폐물을 제때 씻어내어 신경 질환을 완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말 ‘네이처’에 실린 논문은 그런 답을 찾는 시도 중 하나이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수많은 뉴런이 일으키는 일정한 리듬의 뇌파가 뇌액의 흐름을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비슷한 가설은 이미 있었지만, 이를 입증하는 뉴런의 전기 신호를 잠자는 생쥐 뇌에서 실제로 관측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쥐 뇌의 해마 영역에서 뉴런들은 동시다발로 활성 상태가 되고 서로 같은 리듬의 파동에 맞춰 이온 물질을 배출함으로써 뇌척수액의 흐름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런 활성을 일부러 막으니 노폐물 청소 활동도 억제됐다고 한다. 연구진은 수많은 뉴런의 동조화 현상을 두고 다소 문학적인 표현으로 “뉴런들은 함께 활성이 되고 함께 샤워한다”고 설명했다.

마침 오는 15일은 세계수면학회가 정한 세계 수면의 날이다. “잘 자고 건강하자” “더 나은 잠, 더 나은 삶, 더 나은 지구” 같은 슬로건들이 2008년 이후 사용됐다. 올해의 슬로건은 “글로벌 건강을 위한 수면 평등”이라고 한다. 수면 산업의 상업적인 마케팅에 휘둘려서도 안 되겠지만, 원치 않게 잠을 줄이게 하는 사회 여건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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