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 두달새 수주 목표 절반 넘겼다

58척·9조5천억 '수주랠리'
연간 목표치 53% 달성
최근 한주 수주액 2조7천억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들어 두 달 만에 연간 수주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는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로 향후 선가 상승을 우려한 해운사들이 발주를 앞당기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이어 탱커선(유조선) 발주까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이날까지 총 58척(해양설비 1기 포함)의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71억6000만달러(약 9조5520억원)의 수주액을 올렸다.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인 135억달러(약 18조원)의 53%에 해당하는 액수다. 선종별로는 LNG 운반선 6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21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21척, 에탄 운반선 1척,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 초대형 유조선(VLCC) 2척, 수에즈막스급 탱커 2척, 자동차 운반선(PCTC) 2척, 해양설비 1기 등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일주일 새 거둔 수주 실적만 14척, 2조7218억원에 달한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속도는 최근 3년간 실적에 비춰 봤을 때 이례적이다. 지난해에는 2월 말 기준 수주 목표 달성률이 38.8%였다. 2021년에는 22.7%, 2022년에는 29%로 그보다 더 낮았다.

공급자 우위 선박 시장이 형성된 것이 실적 호조의 배경이다.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는 3~4년치 수주잔액을 쌓아두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선가의 추가 상승을 우려한 해운사들이 발주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탱커선 수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독식해 왔던 VLCC 수주가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