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한파 … MZ성지 용리단길 땅도 공매行

서찬동 선임기자(bozzang@mk.co.kr) 2024. 3. 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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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을 빠져나오자 삼삼오오 젊은이들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

카페와 일식당 등 MZ세대 명소로 떠오른 '용리단길'로 향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알짜 입지도 부동산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출 어려움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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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소 떠오른 삼각지역 일대
감정액 1430억에 매물 나와
업무복합시설로 개발 시도
철거 후 대출 막혀 착공 못해
"알짜 입지에도 PF 꺼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42 일대가 개발이 중단된 채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다. 서찬동 선임기자

지난 4일 오후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을 빠져나오자 삼삼오오 젊은이들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 카페와 일식당 등 MZ세대 명소로 떠오른 '용리단길'로 향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젊은 일본인들도 더러 보였다.

하지만 한강대로변에는 울타리에 둘러싸인 채 수개월째 착공하지 못하는 개발 현장이 있다. 알짜 입지도 부동산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출 어려움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5일 개발·신탁 업계에 따르면 H자산신탁은 오는 11일 한강로2가 42 일대 9개 필지에 대한 공매를 진행한다고 공고했다. 공매일까지 시행사가 금융권과 자금 조달에 합의하지 못하면 그대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 용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대지면적 1663㎡에 감정평가액이 1432억원(3.3㎡당 약 2억8000만원)에 달한다. 공매는 2개 물건으로 나눠 각각 1042억원과 390억원에 1회 차 최저 입찰이 진행된다.

애초 시행사는 지하 7층~지상 1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신축 허가까지 완료했다. 3~4층 높이의 기존 노후 근생시설물은 현재는 모두 철거돼 공터로 남아 있다. 용지 옆에는 웰컴저축은행이 KT에서 인수해 2년 전 입주한 20층 높이 웰컴금융그룹 사옥이 위치해 있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한강대로변은 용산공원과 국가상징거리 조성 등 호재가 많아 땅값도 계속 오르는 지역"이라며 "개발만 되면 가치가 크게 상승하지만 요즘 금융권이 핵심 지역 개발에 대해서도 브리지론 연장이나 PF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용산 한강로 일대 토지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신용산역~삼각지역 구간 대로변의 표준지공시지가는 지난해 1월 기준 1㎡당 2600만~2800만원 수준이다. 실제 거래는 최근 1~2년 새 1㎡당 7000만~8000만원 선에서 이뤄졌다. 해당 용지도 2년 전 8380만원에 거래됐으며 이번 감정평가액은 8610만원으로 더 높아졌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면도로의 용리단길은 상가 매입 문의가 꾸준하다"며 "식당·카페 매출이 오르자 권리금도 크게 상승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행업계는 금융권이 '부실 사업장'과 '알짜 사업장' 구분 없이 대출을 꺼려 업무·주거 시설 모두 개발사업이 고사 위기라고 전하고 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PF의 경우 금융비용 상승으로 사업장이 부실화할 위험을 자세히 지켜볼 것"이라며 "부실 사업장에 대한 정리·재구조화를 신속히 추진해 자금 선순환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권이 '부실 사업장'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광범위한 대출 제한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PF 대출이 이뤄지는 곳도 금리를 너무 높게 요구해 시행사 입장에서는 개발에 따른 실익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한 시행사 대표는 "공사비 급등으로 이미 부담이 큰 상황에서 PF 대출마저 옥죄면 부동산 공급 시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찬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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