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오늘의 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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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지면에 하루도 빼먹을 수 없는 코너가 있다.
요즘 사주풀이·작명 강의와 타로카드 수업이 대호황이다.
삶이 혼란스러운 20·30대는 물론 50~70대 수강생들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일시적으로 시원하고 재미있을 수는 있으나 깨진 유리조각같이 위험한 악업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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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지면에 하루도 빼먹을 수 없는 코너가 있다. 오늘의 운세다. 몇 년 전인가 딱 한 번, 인터넷에 조금 늦게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항의 전화가 여러 통 와서 애독자가 많다는 걸 알았다. 주요 일간지 운세를 두루 비교분석해 봤다면서 '어느 신문이 제일 용한지' 알려주는 취재원도 있었다.
요즘 사주풀이·작명 강의와 타로카드 수업이 대호황이다. 삶이 혼란스러운 20·30대는 물론 50~70대 수강생들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됐나' 셀프 분석도 할 겸, 불안한 노후에 궁여지책 삼아볼 겸, 고3처럼 열공하는 중장년이 많단다.
유명 역술인 집 앞은 늘 문전성시다. 특히 올해처럼 선거가 있는 해에는 몇 배 더 긴 줄이 늘어선다. 나이 지긋한 기업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열심히 점사를 보러 다닌다. 사주 분석가라는 어떤 분이 "요즘은 '진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면서 그의 정확한 생년월일시를 알려달라고 한 적도 있다. 글로벌경제부 기자니까 잘 알지 않느냐면서.
관련 책들도 잘 나간다. 최근 화제라는 '전국 점술 대동여지도'를 실은 책을 읽었는데 인상적인 구절이 많았다. 용하다는 역술인들 인터뷰도 실렸다. 실제 점사야 믿거나 말거나, 삶의 길흉화복을 대하는 자세만 배워도 훨씬 강건해지겠다 싶었다.
특히 악플과 험한 댓글에 대한 문구는 마음에 새겼다. 저자는 "이게 진짜 문짝을 쏠아 먹는 쥐와 같다"고 썼다. 일시적으로 시원하고 재미있을 수는 있으나 깨진 유리조각같이 위험한 악업이 된다는 것이다. 한순간 '드립성' 재미와 빗나간 공명심을 위해 '복을 생으로 깎아먹는 짓'이라니, 그 많은 악플마다 댓글로 달아주고 싶은 말이었다.
인공지능(AI)이 뭐든 다 해줄 것 같은 시대, 우리는 아직도 점(占)을 보고 산다. 운칠기삼, 사주팔자는 말한다. 운명이라면 엄살 부리지 말고, 흉을 복으로 바꿔 가면서, 묵묵히 때를 기다리는 것이 삶의 기술이라고.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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