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는 되고 김현아는 안된다? 국민의힘, ‘사법리스크’ 후보 잇따라 공천[이런정치]

입력 2024. 3. 5. 17:34 수정 2024. 3. 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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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요청 후 공천 취소된 김현아…‘본보기용’ 평가
국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 중인 후보도 공천
“100점짜리 공천 없어…민주당 ‘사천’과는 다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청주 서원대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식사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를 받는 김현아 전 의원 공천을 취소한 가운데 비슷한 이유로 수사 받는 후보자들은 공천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전 의원은 앞서 경기 고양정에 단수추천됐으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수공천 재검토를 요청하면서 공천이 취소됐다. 김 전 의원의 컷오프를 앞세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한다’는 인식을 심으려는 전략이지만, 실제로는 도덕성 검증이 충분히 되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용태 전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고양정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현아 전 의원과 손을 잡고 퇴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경기 고양정 단수추천을 받았다가 공천 취소 된 김현아 전 의원은 당의 결정을 수용하고 해당 지역구에 우선추천된 김용태 전 의원을 지지하기로 공식 선언했다. [연합]
‘무소속’ 출마 고민하던 김현아, 이틀 만에 입장 바꿔

김현아 전 의원은 김용태 전 의원과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을 면담했다. 김용태 전 의원은 김현아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정에 우선추천됐다. 당 결정에 반발하던 김현아 전 의원은 이틀 만에 입장을 선회해 김용태 전 의원의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김현아 전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일요일까지만 해도 무소속 출마를 생각했다”며 “제가 4년 간 험지를 갈고 닦고 기반을 만들었는데 지금 제가 여기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어느 누구도 당선이 어렵고 결국 일산은 변화를 포기해야 한다. 오직 일산만 생각했다”고 했다.

김현아 전 의원은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자신이 공천권을 가지고 있는 기초의원 등에게 운영회비 등 명목으로 4000만원을 모금한 혐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를 방문해 호준석 구로갑 후보(왼쪽), 태영호 구로을 후보와 오류동 소재 행복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이재명 낙선’ 목적 불법 선거운동 한 후보도 단수공천

당내에서는 김 전 의원이 일종의 ‘본보기’가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김 전 의원 말고도 지금 정치자금법 관련해 수사를 받는 후보가 꽤 있다”며 “김 전 의원 사건이 그동안 주목을 받았다 보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서서 공천 보류를 요청한 모양새인데 국민의힘 공천은 깔끔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데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김 전 의원은 관련해 이미 당 징계까지 받지 않았냐”며 “경선도 아니고 단수공천이라 당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만 하다. 경선으로 갔다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앞서 중앙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3개월을 받았다.

실제 국민의힘 총선 출마자 일부는 ‘쪼개기 후원’ 등을 통해 불법 정치후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서울 구로을에 단수공천된 태영호 의원은 기초의원들로부터 불법으로 정치후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태 의원에 대해서는 현재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태 의원에 대해 소명서를 제출 받았으나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기 성남수정 단수공천을 받은 장영하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장 후보는 지난 2022년 5월 당시 보궐선거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낙선을 목적으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공관위는 횡령죄로 실형을 선고 받은 신연희 전 의원을 컷오프 하지 않았다가 공천 면접 신청 후에야 공천 부적격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지역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로 재판 받는 후보도 단수공천

국민의힘은 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충남 아산갑에 단수공천했다. 아산갑은 현역인 이명수 의원이 불출마한 곳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불구속 기소됐고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검찰이 항소해 최근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태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사법 리스크’ 지적에 “지금 진행되는 사건과 관련된 판결문을 당 클린공천지원단 변호사 3명이 충분히 검토해 공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100점짜리 공천은 없다”고 강조한다. 지도부 관계자는 “공천을 앞두고는 상대 후보에 대한 고소, 고발이 많아지고 다양한 투서가 공관위에 접수되기도 한다”며 “재판에 넘겨져 형이 아예 확정된 것도 아닌데 논란이 일었다는 이유만으로 컷오프 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의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지만 한 위원장이 정무적 판단을 잘 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아무리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지만 정성적 평가 영역이 있는 만큼 허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핵심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처럼 ‘사천’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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