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미뤄 입원환자 없다고…간호사에 반강제로 "연차 써라"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의사와 함께 병원을 지키는 '또 다른 축'인 간호사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간호사의 역할 확대, 병원 경영 악화 등 의사의 집단행동이 간호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서다. 수술실이나 응급실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전공의의 자리를 채우느라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입원실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환자수가 줄면서 강제 연차를 사용하란 강요를 받고 있다. 동요하는 간호사를 위해 적합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등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업무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PA간호사는 물론 일반 간호사마저 대리 처방 등 의사 업무를 떠맡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서울지역 대학병원 간호사 A씨는 "정부가 간호법은 거부해놓고 의사가 없다며 간호사를 활용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호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대로 양해도 구하지 않고 비용 보상도 하지 않을 거면서 병원이 당연하게 일을 시키는 데 화가 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정부 발표 직후인 지난달 29일 "시범사업만으로 완벽하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전공의들이 떠나간 그 자리를 간호사에게 책임 지우려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간호대학은 의과대학과 달리 지속해서 입학 정원을 늘려왔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0~2020년 면허 간호사 수 연평균 증가율은 4.91%로 의사(2.46%)나 한의사(3.19%)를 크게 웃돈다. 취업난으로 규모가 작은 병원이나 지방에서 원치 않게 일을 찾거나 몸값을 낮춰 입사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빅5 병원' 중 한 곳의 간호사 C씨는 "예전에는 신규 간호사가 퇴사하는 일이 잦았는데 요즘은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간호사 D씨는 "의사단체는 이렇게나 증원에 예민한데 간호사는 단체행동은 커녕 정부·의사 눈치만 보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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