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심위원장, ‘해촉 집행정지’ 야권 위원 회의 참여 막아
김 위원 “현재 위법 상황···위원장 사퇴해야”
최근 해촉처분 집행정지 신청 인용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지위를 회복한 김유진 위원이 5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 참석하고자 했지만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참석을 막아 회의에 참여하지 못했다. 김 위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위원으로 야권 위원으로 분류된다. 대통령 추천 위원이 법정 인원보다 1명 많은 4명이 되면서 방심위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앞두고 류 위원장과 면담을 나눈 뒤 기자들에게 “류 위원장이 옥시찬 위원 가처분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소위 배정을 할 수 없다고 했다”며 “위원장이 허락하지 않아서 (방송소위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야권 추천 위원인 김 위원과 옥 위원은 지난 1월 류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해촉됐다. 두 위원은 해촉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달 27일 김 위원이 먼저 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는데, 류 위원장은 옥 위원의 집행정지 결정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한 것이다.
류 위원장은 김 위원이 퇴장하고 10분 뒤 회의장에 입장해 “소위 배정에는 여러 가지 고려 요소가 있다”며 “옥 위원의 가처분 신청 결과를 봐야 하고, 김 위원과 옥 위원이 복귀한 후 (야권 추천 위원인) 윤성옥 위원도 복귀하면 여야 구도가 6대3이 되는 상황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배정하겠다”고 했다.
류 위원장은 이어 “김 위원이 불쑥 성명을 통해 소위 배정을 의도적으로 안 하고 있는 것처럼 말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옥 위원의 가처분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신속하게 소위 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가처분 결정이 소위 배정에 영향을 미친다면, 두 분(이정옥·문재완 위원)의 소위 배정 역시 가처분 이후로 기다려야 마땅했다”고 했다. 김 위원 해촉 당시 가처분 결과를 기다리지도 않고 윤 대통령 추천 인사를 임명한 것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이어 “제가 위원 지위를 유지함에 따라 대통령 추천 몫 위원만 4인이 돼 위법적 상태다. 이를 해소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결단해야 할 것”이라며 류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방심위는 9명의 위원 중 3명은 대통령이, 3명은 국회의장(여권 2명·야권 1명)이, 3명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여권 1명·야권 2명)가 추천해 대통령이 위촉한다. 최근 문 전 대통령 추천 위원 2명(김·옥 위원)이 해촉되고, 윤 대통령 추천 위원(이·문 위원)이 그 자리에 위촉됐다. 김 위원 복귀 후 대통령 추천 위원은 정원보다 많은 4명이 됐다.
방심위의 ‘위법 구성’ 논란이 방심위 심의의 정당성을 해칠 수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은 “정부 비판보도를 이유로 법정제재를 받은 방송사들이 심의 결과에 불복했을 때, 위원회의 위법적 상황과 절차적 하자는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방송소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11일 전체회의에 참여해 ‘청부심의’ 의혹 안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부터 물어볼 것”이라며 “소위는 ‘배정하지 않았으니 들어오지 말라’고 했지만, 전체회의 참석은 막을 수가 없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media/article/20240304165100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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