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반도체 생산? 정부 압박?...SK하이닉스 둘러싼 루머들, 왜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4. 3. 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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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낸드플래시 업계에서 SK하이닉스가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키옥시아와 WD 합병 관련 한국 정부의 압박을 받았다는 일본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데 이어 키옥시아와 반도체 생산 협업 내용과 관련해서도 "일본 언론의 각종 보도에 대해선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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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사진출처 = SK하이닉스]
최근 글로벌 낸드플래시 업계에서 SK하이닉스가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 합병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어서다.

덩치를 키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미국, 일본 기업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한국 기업 간 수싸움이 한창이다.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키옥시아와 WD 합병 관련 한국 정부의 압박을 받았다는 일본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데 이어 키옥시아와 반도체 생산 협업 내용과 관련해서도 “일본 언론의 각종 보도에 대해선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4일 일본 언론들은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일본에서 생산하는 협업 방안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이에 키옥시아 측은 WD의 관계나 반도체 시황 등에 근거해 향후 대응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키옥시아와 WD간 합병 논의가 이뤄질 때부터 키옥시아에 대한 의사결정은 투자자산을 보호하며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난해 10월 키옥시아와 WD간 합병 협상은 SK하이닉스의 반대로 결렬됐다. 오는 4월 두 기업 간 합병 협상 재개를 앞두고 SK하이닉스를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돼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키옥시아 지분 56%를 보유한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해 키옥시아 지분 19%를 현재 간접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키옥시아와 WD 합병을 위해서는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키옥시아와 WD가 덩치를 키우는 일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하이닉스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20.2%를 차지했다. 1위 삼성전자(31.4%)에 이어 2위다.

WD와 키옥시아 점유율은 각각 16.9%, 14.5다. 그런데 만약 이 두 기업 간 합병이 성사된다면 합병회사 점유율은 31.4%로 올라가고, SK하이닉스는 순위에서 뒤로 밀려나게 된다.

일본 정부는 현재 반도체 분야에서 미·일 협력의 ‘상징’으로 키옥시아와 WD 합병을 생각해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베인캐피털 관계자를 인용, 지난해 키옥시아와 WD간 합병 협상의 뒷이야기를 전해 SK하이닉스나 한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 당시 일본 경제산업상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한국 정부 등은 SK하이닉스를 함께 설득했지만 SK 측이 찬성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과 일본 기업의 합병을 위해 한국 정부가 SK하이닉스를 설득한 것으로 국내에 전해져 논란을 야기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일 반도체 기업 합병에 SK에 동의하도록 압박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SK하이닉스 역시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재편을 꾀하는 기업들 간 움직임이 빠른 모습”이라며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각국 정부의 지원이나 기업의 협상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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