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로피아나 입고 ‘블레임 룩’ 공분 산 푸틴[류서영의 명품이야기]

2024. 3. 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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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서영의 명품이야기=로로피아나③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서 로로피아나 재킷를 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블레임 룩’이란 ‘비난하다’라는 뜻의 블레임(blame)과 ‘스타일’을 의미하는 룩(look)의 합성어다. 사회적으로 비난받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의 패션이 주목받는 현상을 일컫는 것이다. 2014년 세모그룹 회장인 유병언이 전라남도에서 사망 당시 로로피아나 점퍼를 입고 있어 화제가 됐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 전범으로 공분을 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로로피아나의 후드가 달린 패딩 재킷을 입어 블레임 룩으로 유명해졌다. 그해 3월 18일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 약 1600만원 상당의 로로피아나 남색 후드가 달린 재킷을 입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연설을 해 공분을 샀다(사진①).

전장에서 군인들이 쓰러지고 다치는 상황에서 이를 지켜보는 군인들의 가족과 러시아 국민들의 속내는 편치 않았을 것이다. 이날 푸틴이 로로피아나 패딩 재킷 안에 입은 흰색 터틀넥 스웨터는 명품 브랜드 키톤 제품이었다. 푸틴은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양복으로 유명한 ‘브리오니’를 2022년 10월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 조약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입었다. 또한 그는 이탈리아 명품 신발 ‘살바토레 페레가모’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로로피아나 제품의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2015년 8월 러시아 소치의 국영 체육관에서 멜란지 그레이와 다크 그레이 컬러가 배색된 트랙슈트(약 394만원)를 입었고, 2019년 7월 그리스 메테오라의 발람 수도원을 방문했을 때는 로로피아나의 남색 운동화를 신었다. 로로피아나 화이트 솔(신발 바닥이 흰색) 슈즈(사진②
)
는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편안한 착화감과 내구성, 매우 부드러운 촉감으로도 유명하다.

로로피아나 화이트 솔 슈즈 사진 출처: lolopiana.com
로로피아나 키에라 백(사진②) 사진 출처 ; lolopiana.com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매장 폐쇄

이 화이트 솔은 2005년부터 브랜드의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020년 1월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예배에 참석했을 때는 깃 부분에 갈색털이 달린 로로피아나의 케이블 니트 카디건(약 431만원)을 입었다. 로로피아나가 속한 프랑스 명품 그룹 LVMH 측은 푸틴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로로피아나 매장을 폐쇄한 바 있다.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 부회장은 “인간적인 관점에서 당황스럽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우리의 모든 도덕적, 실천적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과 인터뷰를 한 것으로 보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패션 잡지 보그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재택 근무로 인한 전 세계 홈 디자인은 6430억 달러(약 834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업계는 앞으로도 연간 5%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러한 상승률은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다. 팬데믹 이전 럭셔리 하우스 브랜드의 홈 디자인 부문이 매년 3~4%씩 성장하는 산업이었는데 팬데믹 기간 25% 이상 급성장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의 결과를 보면 팬데믹으로 인해 이미 사람들이 생활방식과 홈 디자인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에 앞으로 훨씬 더 빠르게 홈 디자인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 예상된다.

물론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서 홈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도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는 측면도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 분석에 의하면 40~50대 연령에서 패션에 대한 소비는 줄어들기 시작하지만 60~70대에서는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는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홈 디자인 영역을 확장하는 결과와 맞물린다. 

2006년 로로피아나는 하이엔드 패션에서 선보이던 기품 있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홈 디자인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인테리어 라인 ‘캐시미어 라이프 살로토’를 발표했다. 이 브랜드는 캐시미어로 대표되는 시그니처 패브릭 및 인테리어 아이템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 공급한다.

 

 섬유와 예술 교점 찾는 아트 협업 선봬

로로피아나 홈 인테리어 캐시미어 블랭킷 사진 출처 ; lolopiana.com



고급스러운 소재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기는 로로피아나는 2015년 밀라노 아트페어에서 섬유와 예술의 교점을 찾는 아트 협업을 선보이고 있다. 2016년에는 로로피아나의 인테리어 라인 캐시미어 라이프 ‘살로토’의 탄생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의미를 담아 미국 섬유예술가 실라 힉스와 협업 작품을 선보였다.

로로피아나를 대표하는 가방에는 세 가지 스타일이 있다. 첫 번째는 베일 백이 있다. 베일 백은 제작하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리며, 한 조각의 가죽으로 제작되어 균일한 질감과 색조 밀도를 보장한다. 네 겹의 튼튼한 가죽을 핸드 페인팅으로 마감한 손잡이가 특징이다. 두 번째는 키에라 백(사진③)이다. 키에라 백은 아주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들어지며 가방 잠금장치는 엄지손가락 모양에 꼭 맞게 인간공학적으로 섬세하게 디자인되었으며 잠금 클래스프는 로로피아나 펜던트를 세련되게 재해석하여 완성했다. 세 번째는 엑스트라 백이다. 엑스트라 백은 간결하고 모던한 실루엣과 부드러우면서도 콤팩트한 직사각형 디자인이 돋보이는 가방이다. 

로로피아나 한국 관계자는 “로로피아나가 가장 중히 여기는 원칙은 최상의 원료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제품의 가치를 아는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이라며 “경영철학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최고의 원료와 최상의 퀄리티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로로피아나닷컴


류서영 여주대 패션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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