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액정 속 공기 방울, 크기만 조절해도 움직인다

이병구 기자 2024. 3. 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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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미시 세계에서 물체가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운동 원리를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정준우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휴대전화 화면 등에 있는 액정 속 물체는 주기적으로 크기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물체를 특정 방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현상의 원리를 설명할 이론도 제시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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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네마틱 액정에 분산된 미세 공기 방울이 시간에 따라 크기가 변하며 움직인다. UN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미시 세계에서 물체가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운동 원리를 밝혀냈다. 미세한 크기의 로봇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정준우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휴대전화 화면 등에 있는 액정 속 물체는 주기적으로 크기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물체를 특정 방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현상의 원리를 설명할 이론도 제시했다고 5일 밝혔다.

각종 디스플레이 재료로 쓰이는 액정은 고체처럼 정렬된 구조를 이루지만 액체처럼 흐르는 성질도 있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 정도 지름의 공기 방울을 액정에 넣고 풍선에 바람을 넣었다 뺐다 하는 것처럼 공기 방울의 크기를 주기적으로 변형시켰다.

대칭을 이루는 공 모양 공기 방울은 크기가 변할 때 모든 방향으로 일정하게 커지거나 줄어서 중심이 이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액정 속 공기 방울은 크기에 변화를 주자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연구팀은 액정이 공기 방울 옆에서 구조가 흐트러지며 위상 결점이라는 특별한 구조를 만든다고 밝혔다. 결점이 공기 방울의 어느 한쪽 부분에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공기 방울이 대칭적인 모양임에도 불구하고 한 방향으로 더 큰 힘을 받는다는 뜻이다.

크기가 변하는 공기 방울은 액정을 밀고 당기면서 구조를 흐트러뜨린다. 이 현상으로 방울이 커질 때와 작아질 때 서로 다른 크기의 힘이 방울에 전해진다. 방울이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할수록 한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김성조 연구원은 "대칭적인 물체가 대칭적인 움직임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관찰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액정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복잡한 유체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정 교수는 “시공간의 대칭성이 깨지면 미시 세계에서는 물체의 운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며 "미세한 크기의 로봇을 만드는 연구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지난 2월 9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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