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HD현대重 ‘구축함 기밀 유출’ 갈등 고조

2024. 3. 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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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입찰을 앞두고 특수선 양강 구도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군사기밀 유출 혐의 관련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을 제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한화오션이 해당 임원의 개입을 주장하며 경찰에 정식으로 고발장을 접수하면서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4일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과정에 입·관여한 임원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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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국수본에 수사 요청
“임원 관여...실질적 피해 입어”
HD현대重 “이미 종결된 사안”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개념도 [방위사업청 제공]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입찰을 앞두고 특수선 양강 구도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군사기밀 유출 혐의 관련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을 제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한화오션이 해당 임원의 개입을 주장하며 경찰에 정식으로 고발장을 접수하면서다.

한화오션은 5일 HD현대중공업 고발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은 수년간의 군사기밀 불법취득·공유에도 관련 제재 없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수행했다”면서 “불법행위에 상응하는 후속조치가 있어야 유사한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4일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과정에 입·관여한 임원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제출했다. 최근 방사청이 계약심의위원회에서 HD현대중공업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HD현대중공업의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를 행정지도로 의결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사업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촬영해 사내에 공유하는 등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국가사업 입찰 참가자격 제한 여부를 논의했으나 제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방위사업청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 국가계약법상 계약이행 시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제척기간이 경과했으며 청렴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 탐지·수집·누설 범행의 방법은 임원 등 경영진의 개입 없이는 계획과 실행이 불가능하다”면서 “범행이 알려진 이후 HD현대중공업 차원의 사건 은폐 정황이 의심되는 사정도 다수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이 올해 1월 정보공개신청을 통해 확보한 국방부검찰단 사건기록에는 부서장, 중역(임원)의 결재에 관한 진술과 군사기밀 불법취득을 위해 열람 가능하도록 출장 전에 사전협의한 정황, 군사기밀 불법취득 사실에 대한 임원 보고 등이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구승모 변호사는 5일 오전 설명회를 통해 “방사청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당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사건에선 임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명백한 임원 개입이 확인돼야 (방사청도) 제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수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 변호사는 “이는 경쟁업체 간 이해관계 문제가 아닌 함정 관련 국방사업의 신뢰가 걸린 중대 사안”이라면서도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불법행위로 현재까지도 실질적인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측에서 탈취한 군사기밀 중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중요 부분을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직접 생산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피해자’라고 한화오션 측이 주장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주장으로, 법원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며 “HD현대중공업은 기술개발 및 수출확대를 통한 K-방산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약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사업은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등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바 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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