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맨?’ 이번엔 다르다…리버풀·맨시티·아스널 3파전

세계 최고의 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지켜보는 팬들 사이에서는 최근 수년간 ‘어우맨’이라는 말이 쓰였다. ‘어차피 우승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라는 뜻으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가 그만큼 리그 최강팀이라는 의미였다. 실제 맨시티는 최근 10년 동안 6번이나 EPL 트로피를 들어 올릴 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4일(한국시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상대로 승리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필 포든. 로이터

과연 올해도 그럴까. 이번엔 무조건 ‘어우맨’이란 말은 쓰기 어려워 보인다. 리버풀과 아스널이 시즌 막판까지 분투하며 우승 경쟁이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2023∼2024시즌 EPL 27라운드가 마무리된 5일 기준 가장 높은 선두에 있는 건 리버풀(승점 63·19승 6무 2패)다. 2위는 맨시티(승점 62·19승 5무 3패), 3위는 아스널(19승 4무 4패)이다. 1∼3팀에 위치한 세 팀은 모두 승점 1차를 간격으로 두고 있어 살얼음판을 걸으며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 감독의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의지가 충만하다. 2015년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클롭 감독은 EPL 우승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등 총 7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리버풀의 재건을 이끌었다. 이런 클롭 감독은 지난달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흐 등 선수들의 부상 병동 속에서도 클롭 감독의 지도력과 유망주들의 분투를 앞세워 꾸준히 승리를 쌓고 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유럽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유럽 최강팀답게 후반기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4일 펼쳐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3-1로 승리했다. 무엇보다 ‘에이스’ 케빈 더 브라위너가 최근 건강하게 돌아와 팀이 완전체로 거듭난 게 고무적이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에도 트레블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간 후반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리그 우승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최근 가장 기세가 좋은 팀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5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27라운드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아스널은 무려 7연승을 달릴 정도로 파죽지세의 기세를 보이고 있다. 

또 아스널은 지난 1961년 9월 번리에 이어 잉글랜드 1부 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3경기 연속 원정 5골 이상을 기록한 팀으로 거듭났다. 지난달 11일 웨스트햄 유나티이티드전에서 6-0 대승을 거둔 아스널은 18일 번리와의 리그 원정에서도 5-0으로 승리했다. 이날 또 한 번 6-0으로 승리하며 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