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위스키' 속도…롯데칠성, 韓최대 제주증류소 연내 착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롯데칠성음료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제주 서귀포시에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위스키 증류소' 설립에 나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 경영 전면에 복귀한 후 그룹의 미래 주류·음료 신사업 확대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롯데칠성은 위스키 증류소 설립을 통해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위스키를 국내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등 부진한 맥주 사업을 보완할 신사업을 육성해 종합 주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안에 제주 서귀포시에 제주증류소를 착공하고 내년 2분기 완공해 2026년부터 시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완공이 될 경우 국내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신 회장 복귀 이후 제주 증류소 설립 방안을 가시화 하는 등 주류 다변화 차원에서 위스키 사업을 추진해 왔다.
올해 취임 4년차를 맞는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지난해 매출 3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지만 주류 부문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위스키를 통해 종합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2247억원으로 전년대비 13.5% 증가해 사상 첫 3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107억원으로 전년대비 5.5% 감소했다.
롯데칠성은 주류 부문 영토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위스키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연말까지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롯데칠성 제주감귤공장 부지에 증류소를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감귤공장을 증류소 공장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인·허가 문제, 공장 세부 설계 등에 시간이 지체 되면서 착공이 연기됐다.
롯데칠성은 이에 따라 당초 검토했던 제주감귤공장 대신 같은 서귀포시에 위치한 새로운 부지를 몰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제주 증류소 설계를 완료하고 4분기 안에 인·허가 및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내년 2분기 까지 제주 증류소를 완공하고 같은 해 연말까지 설비 설치를 마치고 2026년엔 시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롯데칠성의 토종 위스키 브랜드 '스카치블루'의 디자인을 리뉴얼 하고 포트폴리오도 재정비할 예정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증류소 부지와 공장 세부 설계 검토로 당초 일정보다 다소 연기 됐다"며 "당초 감귤공장을 증류소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숙성고가 들어서려면 더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기존에 검토했던 제주감귤공장 면적 보다 2000평 가량 큰 제주 서귀포시 내 여러 부지를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위스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수입량을 기록하는 등 국내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마시는 술) 등 주류 문화 변화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3만586t(톤)으로 전년(2만7038t)보다 13.1% 증가했다. 이는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역대 최고치 였던 2002년 수입량(2만7379t)을 21년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수입액은 2억5957만 달러로 2022년(2억6630만 달러)과 비교해 2.7% 줄기는 했지만 2년 연속 2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위스키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3년 전인 2020년(1억3246만 달러)과 비교하면 2배 가량 급증했다.
위스키 수입량은 늘었지만 수입액이 줄어든 것은 MZ세대 등을 중심으로 저렴한 위스키를 탄산수나 토닉 워터 등과 희석해서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끈 영향이 크다.
현재 국내에서 위스키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김창수 위스키, 쓰리소사이어티 등이 자체 증류소를 갖추고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 중에 위스키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는 곳은 아직 없다.
위스키 사업을 준비해 온 신세계그룹도 지난해 말 2년 만에 위스키 사업을 전면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엘앤비(L&B)는 지난 2021년부터 소주 공장이 있는 제주에 위스키 증류소 설립을 계획해 왔다.
롯데칠성이 제주 증류소를 완공하게 되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위스키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규모도 국내 위스키 증류소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K위스키' 사업이 저조한 것은 주세법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행법상 위스키 등 증류주 세율이 72%에 달한다. 국내에서 위스키는 가격에 비례해 세금을 메기는 '종가세'를 택하고 있어 술 가격이 비쌀 수록 세금도 더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위스키는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 하고 있어 무역적자인 상황"이라며 "국내에 증류소를 착공하고 위스키 제품 연구를 통해 국내산 위스키를 개발하는 등 위스키 생산공장을 추가해 종합주류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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