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위성 유로파, 하루 1천톤 산소 만든다…생명의 신비로 한 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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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달보다 약간 작은 목성의 얼음 위성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다.
천문학자들이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목성 탐사선 주노가 보내온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유로파에서는 하루 1천톤의 산소가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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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하전입자와 부딪혀 산소·수소로 분해
지구의 달보다 약간 작은 목성의 얼음 위성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다. 과학자들은 15~25km의 두터운 얼음 표면층 아래에 염분이 많은 물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물 말고도 산소가 필요하다. 유로파의 바다엔 산소가 있을까?
천문학자들이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목성 탐사선 주노가 보내온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유로파에서는 하루 1천톤의 산소가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프린스턴대 제이미 스잘레이 교수(플라스마물리학)는 “이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는 낮은 수치”라며 “그러나 이것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과거에 추정했던 최대치는 초당 2245파운드(1018kg)였다.
지구에서는 박테리아와 식물,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공급한다. 하지만 유로파에서 산소가 생성되는 과정은 전혀 다르다. 우주에서 날아온 하전 입자가 얼음 표면층에 부딪히면서 얼음물을 수소와 산소 분자로 분해한다. 스젤레이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해로운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바다를 보호해주는 얼음 껍질이 일종의 호흡을 하는 것”이라며 “얼음껍질은 유로파의 폐와 같다”고 말했다.
지하 바다로 스며들어 생명체 만들 가능성
연구진은 이 산소가 유로파의 지하 바다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해저의 화산 물질과 섞여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화학적 과정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는 주노에 탑재된 제이드(JADE)라는 장비가 2022년 9월 유로파를 354km 거리까지 근접비행하면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비록 비행 시간이 몇분에 불과했지만, 유로파 대기 근처의 플라스마 구성을 직접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드가 확인한 것은 산소가 아니라 수소였다. 수소는 가장 가벼운 원소여서 생성되자마자 대기권으로 높이 떠오른다. 그러나 두 분자는 모두 얼어붙은 물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수소를 측정하면 산소량을 추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유로파 표면에서 초당 26파운드(12kg)의 산소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하루 1019톤에 이르는 양이다.
연구진의 일원인 콜로라도볼더대 프랜 바게날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우리는 생명체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산소가 필요한지 알지 못한다”며 “따라서 이전의 희망적인 추정치보다 낮다는 사실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얼음에서 생성되는 산소의 양만 확인했지 그 중 얼마의 산소가 대기로 손실되는지, 또는 얼음을 뚫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2025년 임무를 끝내는 주노는 더는 유로파를 근접비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숙제를 푸는 임무는 이제 다음 유로파 탐사선에 맡겨지게 됐다.
나사는 오는 10월 사상 처음으로 유로파 전용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 탐사선은 2030년 유로파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9개의 과학장비가 탑재된다. 유럽우주국이 지난해 3월 발사한 목성 위성 탐사선 주스도 2031년 목성 궤도에 도착해 4년 동안 유로파를 비롯한 3개의 얼음위성을 탐사한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38/s41550-024-02206-x
Oxygen production from dissociation of Europa’s water-ice surface.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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