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파묘’ 흥행, 처음 겪는 속도라 감개무량”[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4. 3. 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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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고은,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배우 김고은에게 새로운 인생작이 탄생했다.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개봉 11일차에 누적관객수 600만명을 넘기며 커다란 날개짓을 이어간다.

“정말 감개무량해요. 감사하고요. 저도 처음 겪는 흥행 속도라서 신기하네요. 아마도 장재현 감독이 워낙 장르물을 잘 만들기도 해서 팬들이 많잖아요. 저 역시 오컬트물을 좋아해서 제가 출연하지 않았어도 이 영화를 봤을 거예요. 그래서 이런 기운이 쭉 이어져서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하하.”

김고은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파묘’로 MZ무당 ‘화림’ 역에 주저없이 도전한 소감, 최민식, 유해진, 이도현과 호흡, 장재현 감독에 대한 애정 등을 위트있게 들려줬다.

배우 김고은,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MZ 무당 役 위해 무속인에게 직접 배웠어요”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그는 무당 ‘화림’으로 분해 최민식, 유해진, 이도현과 앙상블을 이룬다. 직접 굿하는 연기까지 소화해내며 현실성을 높이려고 애썼고, 이는 통했다.

“한국에서 굿은 기본적으로 혼을 달래는 거라고 들었어요. 그 중 대살굿은 일꾼들을 보호하고 대신 돼지에게 살을 치는 굿인데요. 그런 굿을 할 땐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느낌을 항상 받았죠. 이를 준비하기 위해 무속인 선생 집에 가서 틈틈이 소통하고 수다를 떨기도 했어요. 어느 날은 징치는 걸 배웠고, 또 어느 날은 선생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집중했고요. 그렇게 일상에 스며들어서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 삶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다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각자 사연을 들으면서 그들이 어떤 심정이었을지를 느낄 수 있었죠. 연기할 때에도 그런 것이 기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영화 ‘파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이번 작품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엔 엷게 미소만 흘렸다.

“글쎄요. 전 항상 캐릭터 제안을 받을 때마다 어려워요. 이걸 잘 표현하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힐 뿐이지, 전작보다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은 크게 갖질 않고요. 외곬수라서 그런지 그런 생각들은 잘 안 들더라고요. 부담보다는 책임감이 조금 더 생긴 건 맞아요. 이 작품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저에 대한 기대치가 있고, 제가 해내야 하는 지점들이 넓어졌다는 걸 신인 때보단 체감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주인의식을 가지려곤 해요.”

배우 김고은,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군복무 중인 이도현, 뜬금없이 ‘고맙다’ 문자 보내”

‘파묘’에서 가장 큰 힘은 배우들의 차진 조합이다. 네 배우가 한 화면에 잡힐 땐 이들이 얼마나 연기 호흡을 즐기고 있는지 관객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연기할 때 호흡이 딱 맞으면 느끼는 희열이 있어요. 그런 게 매순간 찾아오는 게 아니라서 그럴 때마다 정말 행복한데요. ‘파묘’에서도 그 순간이 있었어요. 네 명이 만나면 의외로 사전에 씬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누진 않거든요. 그럼에도 정말 자연스럽게 너나 할 것 없이 확 호흡이 이어져요. 대사들이 오가는 게 마치 합을 맞춘 것처럼 유기적이라 굉장히 재밌었고요. 합이 탁 맞아떨어진다고 느껴서 그런지, 선배들과도 확 가까워졌어요. 선배들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고요. 그 덕분에 저도 현장에서 엄청 편하게 있을 수 있었어요. 워낙 선배들과 웃고 신난 상태라 연기할 때에도 더 과감하게 생각한 대로 이행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영화 ‘파묘’ 이도현(왼쪽)과 김고은, 사진제공|쇼박스



특히 화림의 제자 ‘봉길’로 변한 이도현과 시너지 효과는 200%였다. ‘파묘’ 팬덤 사이에서 두 사람의 전사를 추리하거나 팬아트를 그리는 등 2차 콘텐츠 생성에 붐이 일기도.

“정말 좋은 현상입니다. 하하하. 그 현상이 쭉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또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요.”

‘파묘’의 인기로 군복무 중인 이도현에게 또 한 번 스포트라이트가 비쳤다. 혹시 이도현에겐 어떤 얘기가 없었느냐고 묻자 그가 빙그레 웃었다.

“얼마 전 대뜸 ‘누나, 고마워’라고 문자가 왔어요. 너무 뜬금없어서 ‘뭐가 고마워?’라고 했더니 ‘같이 연기해줘서’라는 낯간지러온 답문이 오더라고요. ‘그렇게 치면 내가 더 고맙지’라고 화답했죠. 일상에선 서로 그렇게 본격적으로 칭찬하는 사이는 아니었거든요? 그냥 장난 치거나 ‘군생활이나 잘해’라고 하는 사이인데 그런 문자가 와서 놀랐어요. 이도현이 촬영 당시 다른 작품과 함께 병행 중이라 바빴는데, 힘들어도 티 안내고 열심히 촬영해줘서 고마웠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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