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펼친 듯한 ‘열린 공간’… 문화·지식·예술이 통하다 [스페이스도슨트 방승환의 건축진담]
책은 ‘공유’ 기반한 지식·경험 플랫폼
의정부미술도서관도 ‘공유’ 키워드로
열린구조·개방·연결·융합 모두 구현
화장실·계단실 제외 별도 구획 없어
“동네 도서관이자 기록·박물관 역할”
책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을 책을 통해 누군가와 나누고자 한다. 그리고 책을 읽는 이는 책에 담긴 지식과 경험을 나누어 받고자 한다. 그래서 책은 ‘공유’를 기반으로 하는 지식과 경험의 플랫폼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공공도서관은 오랫동안 독서실의 역할을 대신해 왔다. 그래서 서가가 있는 개방된 구조가 아닌 서고와 열람실이 분리된 형태로 지어졌다. 열람실은 칸막이가 있는 책상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고 시험 기간이 되면 자리를 맡기 위해 책을 빌려왔다. 도서관은 시험공부를 하러 가는 곳이었지 책을 읽으러 가는 곳은 아니었다.
그러다 도서관의 모습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이 있었던 열람실이 점차 사라지고 열람(reading)을 위한 책걸상은 서가와 함께 넓은 공간을 이루었다. 도서관 안에서 공간을 구획하는 벽도 점차 없어지면서 도서관 전체가 ‘개방’된 공간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영유아를 위해 별도로 마련한 어린이 서재도 성인들이 이용하는 서재와 나뉘지 않고 ‘연결’되었다. 어떤 공공도서관은 3D프린터가 설치된 메이커스페이스(Maker space)나 미술관과 같이 얼핏 보면 도서관과 상관없어 보이는 시설들이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융합’되었다.

3층 멀티그라운드(Multi Ground)에서는 의정부미술도서관이 열린 구조를 통해 각 공간 간의 ‘개방’을 지향한다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세 개 층이 트여있는 1층 아트그라운드(Art Ground)의 에코열람실과 2층 제너럴 그라운드(General Ground)에 있는 크고 작은 열람실뿐 아니라 도서관 남쪽에 있는 하늘능선근린공원의 풍경까지 이곳에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23년간 사서로 근무했던 그는 건축 담당 부서가 아닌 도서관 운영전문가이자 지역의 사정을 잘 아는 사서가 도서관 기획을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간 날 때마다 해외 도서관을 탐방한다는 그는 의정부미술도서관의 전신이었던 민락동 공공도서관 건립을 맡았다. 2014년에는 건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 연구를 통해 민락동 일대가 과거 미군의 주둔지여서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왔기 때문에 문화와 예술이 ‘융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도서관의 건립 방향을 설정했다.
박영애 과장은 꽉 막혀 있던 기존 도서관 공간의 문제를 건축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도서관 건립을 위한 현상설계에서 선정된 설계 원안을 가능한 한 유지하기 위해 의정부시와 건축가 사이의 가교역할을 맡았다. 그는 사서들이 도서관 계획과 함께 건축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자신도 대학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이 변하기 시작할 때쯤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기능이 융합된 ‘라키비움(Larchiveum)’이라는 개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은 책의 ‘공유’ 역할이 확대된 기능들이다. 의정부미술도서관도 기본적으로 공공도서관에 1947년에 창립한 신사실파와 관련된 550여 점의 희귀자료, 하와이 미술관, 이준 전 리움미술관 부관장, BTS의 멤버 RM이 기증한 자료들이 보관돼 있는 섹션,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이 열리는 전시공간이 함께 있는 일종의 라키비움이다. 하지만 의정부미술도서관의 가장 큰 가치는 동네 주민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 예술과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엄마와 아이가 한 공간에 함께 앉아 각자가 골라온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을 보며 앞으로 공공도서관이 어떻게 변화될지 상상해 봤다.
방승환 도시건축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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