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저출산 현상은 세계공통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입력 2024. 3. 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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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을 기록한 상황이기 때문에 2024년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내려갈 것이 확실하다.

세계에서 가장 육아친화적인 사회로 꼽히는 북유럽 복지국가도 저출산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극복하겠다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달라진 상황에 맞춰 사회의 인식과 구조를 변화시키는 적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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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을 기록한 상황이기 때문에 2024년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내려갈 것이 확실하다. 지난 20년 동안 출산율 저하에 대해 우리의 육아, 교육, 주택 등 거의 모든 문제가 거론됐다. 지적된 문제를 개선하면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다양한 저출산 대책이 추진됐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수장을 교체하고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대책을 통해 출산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저출산 대책의 핵심 전제는 출산과 육아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렇지만 북유럽의 복지국가에서도 저출산 문제는 심화한다. 2012년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의 합계출산율은 각각 1.91명, 1.85명, 1.8명을 기록했지만 10년 후인 2022년에는 1.52명, 1.41명, 1.32명으로 급속히 하락했다. 세계에서 가장 육아친화적인 사회로 꼽히는 북유럽 복지국가도 저출산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저출산 현상에 대한 핀란드의 분석은 현실적이다. 출산율 저하는 현재 출산연령대에 도달한 세대의 인식변화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가족친화적인 정책을 강화하더라도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0년 전후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의 특성 가운데 하나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회피하는 것이다. 이런 밀레니얼세대가 출산연령대에 도달했지만 이들에게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인생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출산을 기피한다는 것이 핀란드의 분석이다. 가족을 이루고 자녀를 갖는 것은 인생의 독립성을 희생할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결혼과 출산은 부의 상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핀란드에서도 자녀 갖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부유하고 파트너가 있으며 부모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계층에 국한된 것이 현실이다.

출산율 저하는 세계적 현상이다. 젊은층이 넘쳐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베트남도 2023년 1.95명으로 감소했고 호찌민 등 대도시의 경우 1.5명 수준까지 낮아졌다. 전 세계가 아이를 갖지 않기로 대동단결한 것이다. 인터넷과 SNS의 보급에 따라 세계적으로 비슷한 가치관이 공유되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행복하고 즐겁기보다 힘들고 버거우며 인생에 있어 걸림돌이라는 생각이 보편적이 돼가고 있다. 대학진학, 취업, 승진, 주택마련 등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가치들을 추구하다 보면 생물학적으로 출산이 불가능한 40대 중반이 되는 것은 어느 사회나 비슷한 상황이 됐다. 대한민국은 이런 흐름을 가장 빠르게 겪고 있을 뿐이지 세계는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극복하겠다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달라진 상황에 맞춰 사회의 인식과 구조를 변화시키는 적응이다. 저출산을 두고 우리가 못났기 때문이라는 자학적인 비판을 멈출 때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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