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인전투기’ 1000대 만들겠다는 미국…스텔스기 호위 맡긴다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4. 3. 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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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기 엄호하고 직접 공격도
상반기 방산업체 2개사 선정
보잉 ‘고스트 배트’ 등 물망
전투기 1대값에 10대 생산
보잉 무인전투기 ‘고스트 배트’
미국 공군이 인공지능(AI) 무인전투기를 개발한다. 최근 ‘두 개의 전쟁’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는 AI 기술을 선제 도입하고, 미중 패권전쟁에서 군사력과 비용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효과를 본 정찰·자폭 기능 무인정(보트) 개발을 추진한다. 실제로 전쟁 비용이 부족한 우크라이나는 자폭드론과 자폭무인정을 대거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 수십만원짜리 드론으로 러시아군에게 수천만원~수억원의 피해를 입힐 수 있어서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 국방부가 보다 야심차고, 경제적인 전투기 ‘AI 파일럿’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 사업이 향상된 비행성능 소프트웨어로 중국을 억제하는 새로운 유형의 비행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 비용이 주력 전투기 10분의 1 가격인 데다, 인명피해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 국방부는 협동전투기(CCA)로 불리는 AI 기반 무인 전투기 개발을 위해 올 여름까지 방산업체 2곳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AI기반 무인전투기를 개발하는 군수업체들은 보잉,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루먼, 제너럴 아토믹스, 안두릴 등인데 5곳 모두 이번 사업에 입찰할 전망이다.

WSJ에 따르면, 미 공군은 향후 5년간 AI무인기 사업에 총 600억달러(약 80조원)의 예산을 할당하고 같은 기간 최소 1000대의 AI무인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무인 전투기는 실제 인간 파일럿이 탑승한 대장기를 호위하거나 인간이 갈 수 없는 지역이나 어려운 작전에 투입될 전망이다. WSJ는 “편대장기를 호위하는 ‘윙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현재 운용중인 소형무인기나 드론과는 구별된다”고 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AI무인전투기가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인 F-35, F-22,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 등과 함께 편대를 이뤄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랭크 켄달 미 공군장관은 “이 전투기는 기존의 승무원 탑승 전투기가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AI무인전투기는 그간 전투에 활용된 대표적인 전투기에 비해 작지만 효율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예컨대 보잉이 2021년 공개한 무인 전투기 MQ-28 ‘고스트 배트’는 대표적인 전투기 F-16보다 전장이 25%가량 짧은 11.7m이며, 음속을 넘나드는 최신예전투기 대비 절반이상 속도인 시속 600~800km수준으로 개발되고 있다. 고스트배트는 호주 공군과 공동개발을 진행중에 있다. 안두릴은 개발 중인 무인 전투기 ‘퓨리’를, 제너럴 아토믹스는 AI 기반 신형 무인기 ‘갬빗’ 시리즈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루먼은 현재까지 개발 프로그램을 공개하지 않았다.

비용효율성도 강점이다. 미 공군은 현재 AI 무인전투기의 목표 생산 가격을 2000만∼3000만달러(260억∼400억원)로 추산하고 있으며, 방산업계에선 향후 대당 가격을 1000만 달러(130억원)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공군 주력인 F-35 스텔스 전투기 가격이 1억 달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1대 가격으로 10대의 AI 무인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공군력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은 전투기엔진 개발에 성공하면서 연 최대 100여대의 전투기를 자체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싱크탱크 제임스타운재단의 안드레아스 루프렛 연구원은 “최근 출고된 중국 J-20 전투기의 기체번호를 분석한 결과 이 전투기는 연 최대 120여대라는 엄청난 속도로 생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방산업계에서는 2025년 중국 J-20 전투기 수량이 500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국과 군사적 기장이 가중되고 있는 대만은 우크라이나군의 ‘자폭 무인정 전술 프로그램’ 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흑해일대 러시아 함대에 무인정공격으로 보급선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4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대만 국책 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이 공격용 무인 보트 4척을 제작하는 ‘콰이치 프로그램’을 가동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NCSIST는 올해부터 2년간 8억1200만대만달러(약 341억원)를 투입해 건조한 공격용 무인 보트를 동북부 이란현 쑤아오 항구에서 시범 운용한 뒤 대량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NCSIST가 공개입찰을 통해 제작하는 공격용 무인 보트는 만재 하중이 4t 이하로 적 군함을 향해 충돌하는 자폭 무인정이다.

우크라이나군은 2022년 7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러시아군 핵심 보급로인 크림대교를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드론 보트를 이용한 작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자폭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의 중국의 전술차량(데저트크로스)과 자폭하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은 약 400달러로, 2만~2만5000달러인 전술차량을 폭파하면서 약 60배의 효용가치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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