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1부 리그 통틀어 역대 최다 득점… 미국 女대학농구 스타에 떠들석

성진혁 기자 2024. 3. 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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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스포츠 인사이드]

미국 여자 대학농구 최고 스타인 케이틀린 클라크(22·아이오와대)가 NCAA(미 대학스포츠협회) 남녀 1부 리그를 통틀어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아이오와대 포인트 가드인 클라크(183cm)는 4일 오하이오주립대와 벌인 홈 경기에서 35점(9어시스트 6리바운드)을 넣으며 93대83 승리를 이끌었다. 클라크는 4년 통산 득점을 3685점(130경기)으로 늘리며 피트 매러비치(196cm)가 NCAA 남자팀인 LSU(루이지애나 주립대) 시절 세웠던 종전 기록(3667점·83경기)을 18점 경신했다.

아이오와대 클라크(22번)가 4일 오하이오주립대와 벌인 홈 경기에서 동료들과 함께 '4학년의 날(senior day)' 행사를 즐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

둘의 기록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매러비치는 2학년이었던 1967~1968시즌부터 3시즌 동안 3667점을 넣었다. 당시 신입생은 NCAA 경기에 학교 대표로 나설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에 매러비치가 ‘1학년 팀’에서 19경기를 뛰며 거뒀던 성적(741점)은 인정되지 않는다. 그 시대엔 3점슛 제도 역시 없었다. 슈팅 가드였던 매러비치가 요즘 규정대로 뛰었다면 대학 통산 5000점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NBA(미 프로농구) 뉴올리언스 재즈(현 유타 재즈) 소속이었던 1976-1977시즌엔 득점왕(평균 31.1점)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 무대에서 10시즌을 뛰고 은퇴했던 매러비치는 만 40세였던 1988년 심장 이상으로 사망했다.

클라크는 ‘피스톨(Pistol·권총)’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매러비치처럼 벼락같은 중거리슛 능력을 갖췄다. 지난달 미시간대와 벌인 경기에선 드리블로 하프라인을 넘은 뒤 림에서 약 10m 떨어진 지점에서 장거리 3점포를 꽂는 등 49점을 쏟아부었다. 클라크는 이날 NCAA 1부리그 여자 통산 득점 1위였던 켈리 플럼의 3527점(2013~2017년·워싱턴대)을 42점 경신(3569점)했다. 클라크는 NCAA 이전 시대에 리넷 우다드가 작성했던 3649점(1977~1981년·캔자스대)도 지난달 말에 넘어섰다. 클라크의 통산 3점슛은 509개(성공률 38.3%)로, 역대 2위다.

4일 아이오와대와 오하이오주립대 여자 농구 경기를 앞두고 어린 팬들이 케이틀린 클라크를 응원하는 팻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USA TODAY 연합뉴스]

클라크는 이번 시즌 NCAA 여자 전체 득점 1위(평균 32.2점), 어시스트 1위(평균 8.7개)를 달린다. 앞서 두 부문에서 2번씩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는데, 이번에도 2관왕이 유력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00만명일 정도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오대 홈 경기엔 관중석 1만5000석이 매진되곤 한다. ESPN, FOX 등 방송 중계도 잦다. 아이오와대는 작년에 전국 챔피언을 가리는 NCAA 여자 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했고, 올해도 상위 시드를 받고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클라크는 아이오와대를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할 당시, 4강에선 36연승을 달리던 ‘무적 함대’ 사우스캐롤라이나대도 꺾었다. 결승에선 LSU에 졌지만, 당시 클라크의 선전에 매료된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우승팀을 백악관에 초청하는 관례를 변형해 준우승팀도 초청하자고 했다가 우승팀 반발을 사기도 했다.

NCAA 통산 최다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클라크는 “대학 생활을 시작할 무렵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면서 “팀 목표가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앞으로 내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를 응원하겠다. 그것이 농구의 재미”라고 말했다.

졸업을 앞둔 클라크는 올해 WNBA(미 여자프로농구)에 진출한다. 신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인디애나 피버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60달러(약 8만원)였던 인디애나의 평균 티켓 가격은 벌써부터 140달러(약 18만원)로 뛰었다고 한다. ‘클라크 효과’다.

4일 오하이오주립대와 경기가 끝나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클라크. [USA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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