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사격 황제 진종오 은퇴, 끝내 눈물..."사람들과 만남 차단할 때도 있어, 지독하게 외로웠다"
뉴스1, 뉴시스에 따르면 진종오는 4일 서울 성수동 브리온컴퍼니 사옥에서 은퇴식을 열고 "사랑받으며 좋아하는 사격을 했고, 대한민국 대표로 활약하며 성공도, 실패도 했다. 그동안 정말 행복했다"면서 "이제는 받았던 사랑을 모든 분에게 돌려드릴 수 있는 진종오로 새로 태어나겠다"고 은퇴하는 소감을 전했다.
진종오는 이날 대한사격연맹으로부터 공로패를 전달받은 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27년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진종오는 부모와 누나 등 가족들과 박용택 야구 해설위원, 쇼트트랙 곽윤기, 펜싱 구본길 등 타 종목 선수들의 영상 편지를 보고 난 뒤 끝내 눈물을 훔쳤다.
진종오는 한국 사격을 대표하는 명사수로 활약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진종오는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공동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진종오와 함께 양궁의 김수녕(금 4개, 은 1개, 동 1개), 빙속 이승훈(금 2개, 은 3개, 동 1개)이 6개의 메달을 올림픽 무대에서 목에 걸었다.
계속해서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권총 50m와 공기 권총 10m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권총 50m 금메달을 획득, 3연패에 성공했다. 올림픽 사격 역사상 단일 종목에서 3연패에 성공한 건 진종오가 최초였다. 진종오는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2020 도쿄 올림픽에서 5대회 연속 메달을 노렸다. 그렇지만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새 역사 창조에는 실패했다.
진종오는 이제 정치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진종오는 대한체육회 이사,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 조직위원장 등을 맡으며 행정가로 활동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국민의힘에 4·10 총선 인재로 입당했다. 이날 진종오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오늘은 선수 진종오의 모습을 담아주시면 감사하겠다. 우리 미래 세대가 체력적으로 약해져 있다. 아이들이 많이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 미래 세대를 위해, 그런 공간을 개척해주는 게 우리 역할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당시 진종오는 2024 파리 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진종오는 이에 대해 "도쿄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하는 건 스스로에 큰 부담감을 줄 것 같았다. 시한부 선고 느낌이라 목표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외부에는 말하지 못했지만 스스로는 마음을 내려놓은 상태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사격이 너무 좋아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이미 집중력이나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였다. 사실 도쿄 올림픽을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돌이켜보면 더 일찍 그만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고백했다.
진종오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했다. 그랬기에 27년간 현역 생활을 할 수 있기도 했다. 진종오는 "매년 12월 31일이 오면 새해 목표를 세웠다. 그다음 해에 어떤 부분에 자중하고, 또 어떤 부분을 더 노력해야 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일기처럼 적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 사람들과 만남을 차단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지독하게 외롭기도 했다. 하고 싶었던 것을 참는 게 특히 힘들었다"고 자기 삶을 되돌아봤다.
진종오는 가장 의미 있는 메달로 2012 런던 대회 당시 획득한 금메달 2개를 꼽았다. 그는 "당시 세계신기록도 갖고 있었고, 세계랭킹 1위였다. 올림픽도 자신 있었다. 즐기면서 했다. '세계 정상을 확인시켜주자'는 생각도 있었다. 거만한 느낌이긴 하지만 자신감이 있어 성적도, 성취감도 가장 뿌듯했다. 그래서 선수 생활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고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사격 선수로서 최악의 한 발, 최고의 한 발'에 대해서는 "최악의 한 발은 기억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2016 리우 올림픽에서 6.6점을 쐈던 때를 꼽는다. 연습 때도 나오지 않던 기록이 올림픽에서 나왔으니 굳이 따지자면 최악의 한발이 맞기는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한 발에 대해서는 2012 런던 대회 당시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 역전 허용 위기에서 쐈던 마지막 발을 떠올렸다. 진종오는 "2012 런던 올림픽 공기권총 10m에서 쐈던 마지막 발이 최고의 한 발"이라면서 "당시 10.8점을 쐈다. 쏘는 순간 '이건 무조건 정중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진종오는 대학 시절부터 선수 생활하는 동안 메모했던 노트를 이날 캐비넷 토크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진종오는 "경기가 풀리지 않았을 때 컨디션과 자세, 경기장 분위기, 내가 받은 느낌 등을 주로 적었다. 나만의 노하우가 담긴 귀한 자료"라면서 "노트의 맨 앞에는 '노력에 대해 칭찬하자, 안 될 때는 변화를 주는 것도 방법'이라 적었다. 행운을 바라면서, 네잎클로버도 붙여놓았다. 앞으로 후배들에게 보여줘서 한국 사격이 더욱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너무 바빠서 주요 일정 등만 적고 있다. 노트의 맨 앞에는 청렴결백하게 살자는 글을 적고 싶다. 남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말고, 받은 사랑을 돌려주면서 살자는 게 '제2의 인생' 모토"라고 덧붙였다.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후배들을 향해서는 "선수들 스스로 본인의 컨디션이나 바이오리듬을 철저하게 체크했으면 좋겠다. 옆에서 아무리 챙겨줘도 결국 자신이 해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나처럼 메모를 자주 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진종오는 "다시 태어나도 사격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도 총을 너무 좋아하고, 사격장에 가면 설렌다. 사격 선수로 남고 싶다"면서 "27년 동안 사격 선수로 활동하면서, 성공도 했고 실패도 했다. 정말 행복했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이제는 그 사랑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다시 태어나겠다. 지금까지 사격선수 진종오를 응원해주셔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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