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튀니지보다 더 메말랐다…프랑스, 극단적 기후 양상
[앵커]
프랑스가 한쪽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또 다른 쪽에서는 재앙 수준의 홍수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기후 양상이 점점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현장 취재한 안다영 특파원 연결합니다.
안 특파원, 6년째 가뭄이 계속되는 북아프리카 튀니지보다 프랑스의 가뭄이 더 심각한 수준이라던데,현장 상황이 어떻던가요?
[기자]
이번에 취재한 곳은 피레네 산맥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프랑스 남동쪽 피레네오리엔탈 지역입니다.
지난 2022년 봄부터 2년 넘게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주도인 페르피냥의 지난해 누적 강우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인 245mm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만성 가뭄에 허덕이는 북아프리카 튀니지 수도 튀니스보다 더 적은 양입니다.
강 하류는 바짝 말라서 물이 흐른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고요.
식수를 대는 두 곳의 호수는 물이 줄어 가장자리 면 바닥이 다 드러났습니다.
강 상류 댐의 저수량은 3분의 1로 줄었는데, 건기인 여름에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고 합니다.
[멜라니 마르모니에/피레네오리엔탈 물 관리 담당 : "댐은 1914년에 지어졌는데, 아무리 건조한 여름이었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수위가 낮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앵커]
주민들의 일상도 위협받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계속된 가뭄으로 이 지역에는 가뭄 '위기' 명령이 내려져 있는데요.
물 사용 제한 조치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세차와 거리 청소, 수영장에 물 채워 넣는 일 등은 엄격히 통제되고요.
취재진이 만난 한 식당 주인은 한때 물을 실어나르는 트럭에서 물을 퍼 와서 쓰느라 화장실을 사용하고 설거지를 하는 데 큰 불편을 겪었다고 합니다.
또 물 부족으로 농수로 상당수가 폐쇄되다 보니, 농민들도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비 구경은 못 한 지 오래됐고, 수로가 열릴 때만 작물에 물을 줄 수 있는데, 이마저도 평소 물 사용량의 최대 80%를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디디에 브루지/농업인 : "과일이 자라지 못하고, 우리는 등급이 떨어지는 수확물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같은 기간에 프랑스 북서쪽에서는 물난리가 났다면서요.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일어나는 양상이군요?
[기자]
지도상 피레네오리엔탈 지역의 북서쪽 반대편에 있는 파드칼레 지역은 오히려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겼고, 강이 범람한 모습입니다.
지난 가을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홍수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재앙 수준의 홍수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같은 기간에 한쪽에서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또 다른 쪽에서는 비가 너무 안 와서 문제인 겁니다.
이런 극단적인 기후는 지구온난화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이게 프랑스만의 현상이 아니라 지구촌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프랑스 사례를 통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해볼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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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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